2008년 2월 27일 수요일

그들의 꿈이 자랄까.

가르치는 학생들의 기념공연. 무대를 눈 앞에 두고 그들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아직 새 것이어서 윤이 나는 악기를 꽉 쥔 손들이 풋풋해 보였다. 십대의 시간을 쏟을 일을 찾았으므로 그들은 즐거웠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막 서핑보드에 올랐기 때문에 다가올 파도들이 험악하다고 해도 겁을 먹지 않을 것이다.


무대에 오르기 전 한 사람씩 불러서 튜닝을 도와줬다. 자신들의 연주를 마치고 내려올 때엔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순간에는 남을 의식하거나 인사를 주고 받는 것 보다 혼자서 묵묵해질 필요가 있다. 그들의 추억 속에 콘트라스트 강한 이미지가 한 장씩 남았으리라.

언제나 해도 좋은 것 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더 강요되는 사회이고, 무엇이 가치있는 일인가 보다는 무엇이 값이 매겨지는 일인가를 가르치려는 세상일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각자의 선택이 언제나 즐겁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공연을 보면서 그 아이들의 시작이 얼마짜리였는지 보다는 얼마나 재미있었는지가 되었기를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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