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6일 일요일

길에서 만난 고양이.


굵은 빗방울이 듬성 듬성 외국도시의 오후에 둔탁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우산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고양이도 우리처럼 잠시 비를 피할 곳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바닷가 고양이들 중에는 여유로운 모래사장의 해변에서 떳떳하고 뻔뻔하게 사람들과 식사를 즐기는 고양이 조합원들이 있는가 하면 항구에서 야박하게도 분리수거해놓은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점심식사를 허탕친채 소나기를 피하러 뛰어야하는 보도블럭 위의 고양이도 있다.
검 자국 한 개 발견하기 어려운, 깨끗하고 이상한 도시의 바닥을 종종 걸음으로 가로질러가는 고양이의 몸짓에 피로가 가득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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