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5일 토요일

바닷가의 고양이.


첫번째 만났던 고양이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던 다음날 낮의 일이었다.
우리는 멀리 떨어진 섬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또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작은 고양이 한 녀석이 눈앞에 등장하더니, 식탁 위로 올라와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왜 왔는지 알겠지?'라는 표정을 짓고 앉아 있었다. 뒤이어 우리에게 몹시 친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 대단한 생활력이로구나.... 그러나 전혀 밉지 않았다.

이쪽에서 보자면 어떻게 보아도 구걸인데, 어떻든 간에 누가 보더라도 그저 친구들과 함께 하는 정겨운 점심식사 장면이 되었다.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것이 너무 귀여웠다.
소금이 뿌려지지 않은 감자와 간이 맞지 않았던 쇠고기를 배불리 먹고서, 이 녀석은 아예 식탁 아래로 내려가 잠이 들고 말았다. 우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겨 사라질 때 까지도, 녀석은 코를 골며 잠들어있다가, 우리가 멀어진 다음에는 부시시 일어나 잠깐 쳐다보더니 다른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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