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3일 목요일

인디아 아리



India.Arie의 새 음반 Testimony:vol1, Life & Relationship은 아름답고 행복하다. 이런 음악은 쟝르이고 뭐고를 떠나서 '거의'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것 같다.
삶과 관계에 대한 그녀의 고백(다분히 종교적으로 해석하자면 신앙고백이라고 해도 되겠다)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착해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미 곡 잘만들고 노래 잘하고 기타 잘치는 풋풋한 젊은 가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새 음반에서의 그녀의 노래들은 삶이라는 것의 기쁨을 다 품은 나이 지긋한 누나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이 음반에서는 피아노도 연주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담백하고 지나침이라고는 조금도 없다.
무엇보다도 가사는, 전혀 멋부리지 않은 쉬운 단어들이 숨쉬듯 자연스러운 멜로디 위에 크림처럼 부드럽게 발라져있다. 도무지 이 언니에게는 삶에 대한 비관이라고는 없어 보여서 현실감각을 잃어버린 여자는 아닐까 생각될 정도이다. 수록된 모든 곡의 가사가 아름답고 적당히 애잔하고... 눈에 눈물이 맺히면서도 미소를 짓게 한다. 시련, 고독, 좌절, 실연 속에서 계속 희망이 샘솟고 있다.


"......Good morning optimism
Good morning to my faith

Good morning to the beginning of a brand new day


I know that God's will be done
So I lay down my pain and I'm moving on


I know that God's will be done.
So it's a good morning after all....."
- Good Morning 중에서

2001년 첫 음반을 발표한 후에 그녀의 음반 리뷰들에는 '뉴웨이브 네오소울'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녔었다. 하지만 새 음반은 뭐라고 불러야할지? 거의 모든 음악들이 녹아있는 이지리스닝이라고 해야하는건가. 그러면 너무 무책임한 이름붙이기일지도 모르겠다. 어쿠스틱 소울이든, 이지리스닝 컨츄리뮤직이든 이름붙여지는 것은 어차피 음악의 본질과는 상관 없겠지만, 음악듣는 사람들 중에서는 이것도 저것도 어느것도 아닌 사운드에, 강하고 흑인다운 그녀의 원래의 재능을 희생한 (혹은 지나치게 정제해놓은) 이 음반에 불평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느끼한 음악을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아주 듣기 좋은 팝음악이다. 
컨추리 밴드 Rascal Flatts가 참여한 Summer(당연히 컨추리 스타일의 곡이다)에서는 빅터 우튼의 업라이트 베이스도 들을 수 있다. (음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빅터 우튼의 절제된 베이스가 좋았다.)
인트로, 인터루드, 아웃트로의 짧은 세 곡의 소품들이 각각 Loving, Living, Learning이라는 부제로 음반 전체를 정리해주고 있다. (삶보다 사랑이 먼저다.) 한 시간 분량의 CD를 들으면서 음미하며 즐길만한 부분이다. 너무 상냥하게 세상을 노래하고 있어서 가끔은 울컥하며 "이건 다 뻥이야"라고 하고 싶을때도 있지만... 그래도 이런 음반이 좋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듣고 있는 동안에는 정말 삶이란 살아볼만한 것처럼 여겨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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