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5일 월요일

고양이 둥지.



집안 여기 저기에 고양이들이 들어가 쉴 곳들이 있어서, 한 녀석씩 번갈아가며 들어가 앉아있다.



순이에게도 에기에게도, 다른 고양이들과 처음 함께 보내는 겨울을 맞았다.
고양이들은 번갈아 자리를 바꾸며 둥지처럼 들어가 앉아 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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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4일 일요일

어쩌다보니 친구.


어린 고양이의 등장으로 그동안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두 녀석은 어쩌다보니 친구가 되어버렸다.
둘이서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꼬마 고양이를 구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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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일 금요일

고마와했다.


기온이 내려가 쌀쌀했던 오후 리허설 때에도 소리가 좋았다.
더 추워졌던 공연 시간이 되었을 때에도 여전히 분명하고 깨끗한 소리가 나고 있어서 반갑고 고마와했다. 소리는 온도에 반응한다. 야외공연장에서는 기온의 변화에 따라 악기를 민감하게 다뤄주지 않는다면 듣기 좋을 수 없다.

]니켈로 만들어진 악기의 줄은 기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싸늘한 날씨였어서 이미 공연 시작부터 줄들이 차갑게 되어있었다. 차가운 줄을 계속 건드려야 하므로 손이 시려웠다. 악기의 줄은 점점 차가와지면서 음정이 조금씩 올라가게 되었다. 한 곡을 마칠 때 마다 튜닝을 확인해야 했다. 스탭들이 나눠준 주머니 난로 팩을 유용하게 사용했다.

공연장의 소리가 좋아야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우리는 고마와한다.
엔지니어는 젊은 여자분이었는데, 매우 센스있는 분이었나보다. 리허설을 하면서 낯익은 스탭들과 눈짓으로 인사도 나누었다. 아마 그분들이나 이쪽이나 어느 장소에서 만났었는지는 자세히 기억하지 못했으리라. 인사드린 분들마다 웃어주셨던 것으로 보아 연주의 결과가 좋았던 공연장에서 만났었던 분들이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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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연주는 즐겁다.


즐거우니까, 근사하니까, 기분이 좋으니까 연주하는 것이라고 말하면 더 좋겠다.
악기를 쥐고 있는 목적은 그 정도면 족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즐겁고, 근사한 것이고, 기분이 좋은 것이니까 살아간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이라는 것의 목적이 그 정도일 수 있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더 욕심 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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