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31일 목요일

밤길을 쏘다녔다.


비가 내려서 갑자기 운전을 하고 싶어했다.
심한 무기력감, 우울한 느낌이 계속되고 있었다.
감정을 잘 제어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동차 지붕에 쏟아지는 빗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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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9일 화요일

구름 구경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이른 시간에 집을 나왔다가 아주 늦게 귀가했더니 많이 피로했다.
여러군데를 다녔고 뭔가 많이 했는데도 마음이 답답하다.
영 기운이 나지 않을때엔 그냥 기운내지 않는 것도 좋다.
그래도 오전에 구름을 구경했던 일이 좋았다.


2006년 8월 26일 토요일

고양이 순이.


나도 내멋대로인 나만의 기분의 주기가 있지만, 고양이의 기분상태는 좀처럼 가늠하기 어렵다. 함께 살다보니 적당히 행동을 예측해 볼 뿐, 고양이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일은 아직 쉽지 않다.
밤중에 쓰레기봉투를 버리러 문을 나서는데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표정을 찡그리며 원망하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봤다.
내가 언제나 밖이 어두워지면 나가버리니 순이는 이번에도 내가 외출하는줄 알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쓰레기봉투를 버리고 이내 다시 집에 들어왔을때, 고양이의 당황하는 얼굴과 마주쳤다. (그 표정을 정말 사진 찍어두고 싶었다.) 서로 멈칫, 그 자세로 잠시 정적.
분명히 내가 집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뭔가 우울한 표정이었는데 이 녀석, 종이봉투들을 몇 개 끌어다놓고 신나게 놀기 시작하고 있었던 것. 내가 금세 돌아올줄을 몰랐던게지. 몹시 당혹스러워하더니 냉장고 위에 올라가 몸을 핥기 시작했다.
그렇군.... 역시 사람이든 고양이든간에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닌거야. 내가 늘 집을 나선 뒤에 나를 바라보던 고양이의 눈빛을 기억하며 측은해했었는데, 속고 살았던 건지도 몰라.

따뜻해진 앰프 위에 올라가 나를 올려다 보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다시 혼자 남게 된 것인 줄로 알고 했던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미안했다.
나는 순이를 한참 쓰다듬어 줬다.


2006년 8월 24일 목요일

악기 손질

처서가 지나고 있다. 반드시 절기 때문은 아니겠지만 조금 덜 덥고 습도도 낮아졌다.
아직도 음력으로는 7월이다.
경험상 이렇게 계절이 지나갈 때에 한 번 쯤 네크를 바로 잡아주면 마음 편한 가을,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네크를 분리해서 줄감개도 닦고 몸뚱이도 슥슥 닦아줬다.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레몬오일도 발라줬고, 약간 뒤로 누워있던 네크의 상태도 잡아놓았다.
새 줄을 감고, (고양이 순이의 방해를 적절히 막아내면서) 튜닝을 마치고 튕겨보니 기분이 상쾌해지는 그 느낌.


이틀 전에 김락건과 통화하게 되었는데, 전에 이야기했던 그 스테인레스 줄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줄을 기다리다가 도착하지 않아서 대신 다다리오에 적응하고 있었다.
스테인레스 이야기를 듣고 또 솔깃해져서, 궁금해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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