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18일 화요일

추운 겨울.

지겨운 겨울, 춥기도 하다.
내가 지금 지겨워하는 것인지 지루해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긋지긋해하고 있는 것인지 모호할 때도 있다.

뭐 어느 쪽이라고 해도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1월이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린 샴고양이 한 마리가 나와 함께 살게되었다.
영리하고 장난하기 좋아한다. 무엇보다 이 고양이가 나를 선택한 것이었다.
나와 고양이는 함께 생활하기 위해 서로 적응하고 있다.
고양이 덕분에 집안을 깨끗하게 해두고, 자주 청소를 하게 되었다. 이제 강제로 깨끗하게 지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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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 16일 일요일

정신이 없었다.


밤 사이에 나는 병원의 응급실에 누워있다가 돌아왔다.
세상은 눈이 내려 하얗게 변해져있었다.

지루하다, 겨울.

낮보다 밤의 풍경에 익숙해지게 되면 계절이 변하는 것에 둔감해지는건가.
사실 어떻게 봄이 지나고 여름이 흘러갔는지 잘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눈이 소복하게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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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온다.


지난 밤 열 두시에 일을 마친 다음부터 뱃속이 심상치 않았다. 조금씩 이상하더니 손이 차가와지고 통증이 밀려왔다. 아픈 것을 참으며 운전을 하여 가까스로 귀가했다. 그런데 식은땀이 심하게 났고, 방문을 열은 다음에는 걸어서 들어오지 못했다.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위경련이었다. 특별히 잘못 먹었던 것도 없는데.
누워서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결국 바닥을 뒹굴며 잠시 정신을 잃었었다.

결국 혼자 어떻게 하지 못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 친구는 먼 동네에서 단숨에 달려와줬다. 그의 차를 얻어타고 응급실에 가서 처치를 받았다.
손등에 링거를 꽂은채 누워있으려니 창피했다. 나는 자기관리를 못하고 게을렀던 탓에 누워있지만 그 시간에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은 나보다 더 급한 환자들도 있었을 것이었다. 침대 한 개를 가로채고 있기가 미안했다.

주사를 맞기 시작한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 즈음 통증은 사라졌고 손과 발이 다시 따뜻해졌다.
겸연쩍고 고마와서 필요없는 잡담으로 친구를 붙잡아 둔채 커피를 먹였다.

건물 10층의 방에 돌아와 창문을 활짝 열었다.
하얀 눈이 소리없이 떨어져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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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 11일 화요일

쉬어야겠다.


오늘 많이 아팠다.
기력이 없고 몸을 제어하기 쉽지 않았다.
아팠지만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 특별했던 것은 손가락이 모두 많이 부어올랐다는 것이었다.
잠을 많이 못잤다. 두어 시간 잤던가. 일어나보니 손가락이 부어있었다.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낮에 친구를 만나 연습을 하는데 부어버린 손가락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혹시 나 혼자 그렇게 느꼈던 것인가 했는데, 밤에 일을 할 때에 동료가 얘기를 해줬다. 오늘 연주가 조금 늦게 나오고 있다고.

집에 돌아와 새벽이 지나자 손가락의 붓기가 조금씩 가라앉았다.
주먹왕이 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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