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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6일 토요일

광화문에서.


아내는 낮 부터 광화문에 나가 있었다.
나는 다른 일을 하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시내로 나갔다.
광화문 해태상 앞에서 아내와 만났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줄지어 광장을 걷고 좁은 길을 따라 소격동 길을 걸었다.



사람들 틈에 끼인채 행진을 하다가 화장실을 찾아 가기 위해 행렬로 부터 빠져 나오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걸어야 했다. 예상 보다 빠져 나오기 쉽지 않았다. 가까스로 근처 박물관 건물의 화장실 앞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느라 길게 줄 서 있었다.

다시 골목을 따라 큰 길로 나오는 길을 걷다가, 이번에는 동생 내외와 마주쳤다.
처음에는 서로 현실감이 없어서 잠깐 멍하니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에서 만날 수 있었다니, 우스운 순간이었다.

동생네는 을지로에 자동차를 주차해뒀다고 했다. 덕분에 우리는 차를 얻어 타고 귀가할 수 있었다.


2016년 11월 13일 일요일

광화문에서.


수십만이라느니, 백만이 넘었다느니 하며 사람들은 숫자를 세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종로에서 교보빌딩 모퉁이까지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밀려 걸어갔다. 그 넓은 장소에서 앞 뒤의 사람들과 몸이 닿은채로 몇 시간 동안 움직여야 했다.

그러는 동안에 청소년, 젊은이들, 어린이를 안은 여자와 남자들, 휠체어를 타거나 안내견의 도움을 받으며 걷던 맹인들 중 누구도 남을 밀치거나 소란을 피우거나 발을 밟거나 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신기하게 여겨졌다. 남한의 사람들은 원래 어깨를 부딪히거나 사람을 밀치거나 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 아니었나, 했다.

아니나 다를까, 타인을 몸으로 밀고, 손을 뻗어 사람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이 드디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전부 똑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떠들었고 아무 말이나 했다. 그러다가 만만해 보이는 상대를 보면 훈계질을 하거나 가르치려 들었다. 모두, 노인들이었다.

그들은 공감하지도 못하고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인지, 원래 그런 인간들이 나이를 먹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냉정하게 따지자면 그들은 지금의 세상에 대하여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공손히 사죄하는 일이 먼저여야 옳지 않을까. 쓸데 없는 소리일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