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로 가는 동안 내내 비가 내렸다. 자동차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음질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토요일 아침에 비를 맞으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좋았다. 출발하면서 프레디 머큐리의 1985년 솔로 앨범 <Mr. Bad Guy> 를 틀어놓았다. 열 여섯 살 봄에 막 새로 나온 그 앨범을 LP 로 사서 스테레오 앞에 쭈그리고 앉아 듣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커텐 사이로 들어오고 있었던 햇빛과 품질 나쁜 턴테이블의 노이즈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마지막 곡이 끝나고 난 후 한 시간 쯤은 음악을 듣지 않고 운전만 했다. 문득 프레디 머큐리의 나이가 내 엄마의 나이와 같았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다가오는 수요일은 엄마의 팔순이다. 조금 전 듣고 있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처럼 내 엄마도 그 무렵 참 젊었구나, 하고 생각했다.2년 만에 다시 가본 김해 문화의전당. 오후 다섯 시에 시작하여 두 시간 공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바람을 좀 쐬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아 하늘이 밝았다. 사흘 전 대구에서보다 좀 더 긴 공연이었다. 극장도 좋았고 모니터 사운드도 좋았다. 즐겁게 연주를 했다. 잘 마쳤으니 기분 좋게 집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삼랑진교를 달려 낙동강을 건널 때에 해가 지고 있는 하늘의 구름과 빛이 정말 아름다웠다. 잠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참고 그냥 달렸다. 대신에 멀리 보이는 산과 하늘의 경계를 눈에 담으며 운전했다. 이번에도 칠곡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한 시간 넘게 자고 일어났다. 자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기지개를 켜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본 다음엔 집까지 쉬지 않고 달려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