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3일 수요일

부재 不在

 

아침 일찍 일어나 강을 바라보다가 주인들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오래된 캣타워 곁에 다가가 서있었다. 여기 층층마다 고양이들이 한 마리씩 올라가 놀던 때가 있었다. 제일 높은 곳에서 털을 고르고 있던,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편안히 낮잠을 자고 있던 내 고양이들이 사이 좋게 공유하고 있었던 가구가 이제는 덩그라니 혼자 나무처럼 서있다. 고양이들이 주둥이를 문지르고 몸을 부비곤 했던 캣타워 기둥을 어루만져보다가 먼지도 없는데 괜히 걸레를 적셔 가져와 닦았다.

고양이 깜이도 저 캣타워에서 시간을 보내길 좋아했었다. 지금도 가끔 캣타워에 올라가 드러누워 쉬기도 하지만 언니 고양이들이 멀리 떠나고 난 후에는 전처럼 자주 쓰지 않는다. 한밤중에 모처럼 저 위에 올라 혼자 먼 곳을 보고 있는 깜이를 보았는데, 그것도 잠시였다. 이내 내려와 맨바닥에 앉아서 멍하니 있었다. 고양이가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도 없는 캣타워에 혼자 있던 깜이가 내 눈에는 쓸쓸하게 보였다.
주렁주렁 열매처럼 캣타워에 고양이들이 열려 있었던 때가 있었고, 이제는 없다. 비어있는 캣타워는 내 고양이들의 무게를 기억한 채로 매일 강을 내려다 보고 있다. 그때에도 고양이들 덕분에 행복했고, 지금도 그들과의 기억 덕분에 마음 한 쪽이 따스하다. 지금 곁에서 자고있는 깜이도 나와 같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