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5일 금요일

깊은 밤 영덕으로

 


어제 목요일에 회기동에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팀과 합주연습을 했다. 새벽에 두어 시간 자고, 정오에 네 시간 넘게 더 잠을 자두었다. 다음날 영덕에서 연주하기 위해 오늘 하루 먼저 그곳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멤버들은 승합차로 내일 오전에 출발하기로 했다. 나는 혼자 운전하는 쪽을 선택했다.

저녁 일곱시 반에 집에서 출발했다. 보온병에 커피를 가득 담아 운전하며 조금씩 마셨다. 광주휴게소에 들러 라면을 먹고 햄과 치즈가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사서 가방에 넣었다. 원주와 제천을 지나는 중에 무서울만큼 센 빗줄기를 맞으며 운전했다. 

밤 열한시 반에 영덕 톨게이트를 지났다. 낮에 예약해둔 모텔을 찾아가는 중에 아내로부터 문자메세지를 받았다. 조금 전에 측정한 고양이 이지의 혈당수치를 적어보내며, 인슐린 주사 후 열 여덟시간이 지났는데 혈당이 정상적인 수치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알려줬다. 자정에 모텔에 도착하여 짧게 통화를 했다.

모텔 방에서 조명이 밝은 곳을 찾아 책상으로 삼고, 아이패드로 다스뵈이다를 보면서 쉬었다. 휴게소에서 사온 샌드위치와 집에서 가져온 커피를 먹고 가방에 챙겨온 공책과 펜을 꺼내어 글을 썼다.

일부러 하루 전날 공연하는 동네에 온 이유는 좋은 컨디션으로 일을 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한 것이었다. 운전하며 듣고 있던 음악을 아이패드로 틀어두고 침대에 드러누웠더니 갑자기 피로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그만 한 시간 쯤 지나 잠을 깨었고, 동이 틀 때까지 못잤다. 아내로부터 다시 이지의 아침 혈당이 얼마나 나왔는지, 인슐린은 얼마나 주사했는지 듣고 나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