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1일 화요일

순이가 잘 견뎌주고 있다.

다시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졌다.
나흘 전에 순이와 함께 다시 병원에 방문했다.
진료를 받고, 방사선 촬영을 다시 하고, 혈액검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두 주일 분의 약을 사왔다.
혈액검사 결과 지난번처럼 모든 수치가 정상이었다.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흉수가 차있었던 폐의 부분도 보름 전 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
종양에 대하여는 좋은 진단을 듣지 못하여 낙심했다. 다시 건강했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 하고, 나는 여전히 바라고 있었다. 고양이 순이가 더 많이 아프지 않게 된 것 만으로도 안심하고 고마와해야 할텐데 나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순이가 아내와 놀기도 하고 더 활발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더니 집에 와서는 자꾸 나가게 해달라고 보채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어주면 다시 사람을 쳐다보면서 함께 나가자고 했다.
결국 아내가 순이를 품에 안고 그날만 세 번이나 동네를 산책하고 왔다고 했다. 밖에서 일하는 도중에 아내가 사진을 보내왔다. 순이와 함께 동네의 벤치에 앉아서 찍은 사진이었다. 현관 앞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떼를 쓰는 순이의 동영상도 보내왔다.

고양이를 잘 돌봐주고 있는 아내에게 고마왔고, 잘 견뎌주고 있는 고양이에게도 고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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