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5일 수요일

모두 웃어보였다.

해가 바뀐 후 처음 한 자리에 멤버들이 모였다.
불과 한 두 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세상의 모양도 변했다.
여름까지의 일정을 점검도 했고, 무엇보다도 푸른 하늘에서 눈송이 한 개가 툭 떨어지듯,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진 결혼발표도 있었다.

돌아가신 막내 형님의 이야기도 커피콩을 가는 소리도 테이블 위에 올려진 연주하는 사람들의 손가락들도 모두 잔잔한 현실세계의 한 장면일 뿐.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을 평화로운 공기 속에 앉아 있었다.
사진 한 장 찍어둘까요, 라며 매니저님에게 카메라를 건네어 부탁을 드렸다.
조용한 실내에 문득 아저씨의 느릿한 한 마디.

'여어~ 우리, 웃으며 찍자.'
그래서 모두 소리없이 웃어보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