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5일 월요일

빈 집 같았다.


아파트 현관이 열리자 강아지가 반기며 뛰어나왔다.
강아지를 어루만져주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장모님이 늘 계시던 자리의 가구들이 옮겨져있는 것을 보았다. 보기에 좋았다. 무거운 가구를 혼자 옮기고 정리를 하느라 처남은 많은 애를 썼을 것이었다. 아주 잘 하셨어요, 라고 말하자 그는 혼잣말처럼 '어떻게 해도 잠을 잘 수 없어서요...'라고 했다.

원통하다는 감정은 이런 것인가 하였다. 고인이 계셔야 할 자리에 눈에 보이는 큰 구멍이 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집이 비어있는 기분이었다. 베란다의 창으로 무심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장모님이 강아지를 무척 귀여워하셨었다. 개는 아주 작고 어릴 때에 이 집에 와서 가족들에게 행복을 줬다. '얘 덕분에 많이 웃는다'라며 좋아하셨던 얼굴이 떠올랐다.

아내 오누이와 함께 떡을 샀다. 성당에서 와주셨던 분들과 장례식장 사무장님을 찾아가 사례를 했다. 강아지는 아내가 선물해준 간식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먹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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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4일 일요일

아프다.



계속 잠이 부족하다. 누워있어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배탈이 났다. 아마 평소에 먹지 않던 컵라면을 먹었기 때문일 것이다.

밤에 합주약속이 있었다.
너무 오래 악기연습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합주를 하러 가야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저녁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려다가 의자에 앉아 합주할 곡들을 연습했다. 연습을 마친 후 조금 시간이 남아있었다. 알람을 맞춰놓고 옷을 갖춰입고는 잠시 침대에 엎드려있다가 집을 나섰다.

춥지 않은 기온인데 많이 추워했다.
혹시 감기인가, 지금 나는 아프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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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2일 금요일

모셨다.


고인을 고이 모셔두고 추모관을 나왔다.
그 날 아침 지랄맞게 눈이 쏟아지고 도로가 막히더니 며칠만에 바람속에는 냉기가 사라지고 볕은 따뜻해졌다.
경황이 없었던 며칠 동안 마주해야했던 낯선 분들이 모두 조용하고 친절했다. 그들에게 고마와했다. 어쩌면 어머님 덕분인가,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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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19일 화요일

비명 悲鳴


갑자기 내 장모님이 돌아가셨다.
너무 황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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