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4일 수요일

까만 고양이.


장난 심한 어린 고양이는 잘 먹고 잘 크고 있다.
모든 고양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이 어린이도 재미있어 하고 있다.
베이스의 줄을 새것으로 교환하고 있었는데, 곁에 다가와 한참을 올려다 보며 구경하고 있었다.


조금 전 까지 미친듯이 집안을 뛰어 다니며 사고를 치고 있던 고양이는 이윽고 지루해졌는지 하품을 했다.
악기의 줄을 다 감은 후 내려다 보니 고양이는 그 자리에 길게 누워 그만 잠들어버렸다.


2016년 12월 4일 일요일

TV를 좋아하는 어린이.


아직 한 살도 되지 않은 어린이 고양이는 이제 완전히 기운을 회복했다.
덕분에 집안의 다른 고양이들과 사람들은 어린 고양이에게 시달리는 생활을 하고 있다.
밤중에 소리를 내며 뛰어 놀고, 아무 곳이나 올라가서 부스럭 거리고 있는 중이다.
도저히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소란을 떨며 지내고 있다.


나는 어린이 고양이가 잠깐이라도 조용히 있어주지는 않을까 하여 유튜브에서 고양이를 위한 비디오를 찾아 틀어줘보았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어린이 고양이는 그 비디오들을 아주 좋아했다.


고양이를 위한 비디오에는 새, 다람쥐, 고양이 등의 동물들이 등장하고 있었다.
어린 고양이는 아예 화면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한 시간이 넘도록 TV를 보고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조용한 낮 시간을 잠시나마 보낼 수 있었다.


2016년 12월 3일 토요일

안양에서 공연.


내비게이션이 예측해줬던 그대로 46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몇 번 연주해보았던 평촌 아트홀이었다.

앰프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리허설을 마칠 때 까지 편안한 소리를 낼 수 없었다.

내가 공연을 하고 있을 시간에 아내는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집에서 나올 때에 구형 아이폰 두 개를 원격 카메라로 켜두고 나왔었다. 집안의 고양이들을 들여다 보니 모두 자리를 잡고 잠을 자고 있었다.


공연을 마친 후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아직 서울 시내에 남아 있던 아내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운전을 했다. 지하철 역에서 아내를 만나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낮 동안 종일 잠을 자던 고양이들이 현관 앞에 달려와 반겨줬다.

사람 둘은 피곤하여 드러누웠다. 개운하게 자고 일어난 고양이들이 어둠 속에서 뛰어다니며 놀기 시작했다. 고양이들이 달리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2016년 11월 29일 화요일

녹색 컨테이너


수색역에 있는 녹색 컨테이너 건물에서 밴드 합주를 했다.
추운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햇빛이 따뜻했다.
쉬는 시간에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그 빛이 따뜻해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합주를 마치고 레슨을 위해 한 시간 반 동안 운전을 했다.
그 시간은 언제나 길이 막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운전을 하게 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집에 늦게 돌아왔다.
집안의 모두가 잠들어 있었다.
까만 어린 고양이만 소리를 내며 나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고양이를 안아주고 세수만 한 다음, 가방을 끌러 정리할 생각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