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4일 토요일

매정하고 더럽다.

한국은, 남한은, 이곳에 살고있는 우리는 너무 매정하고 너무 비정하다.
한 공장에서 수십명이 죽었는데.
그 회사에서 새로 나온 자동차의 광고 보다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그 사람들의 죽음.

수 년 동안 진행 중인 밀양, 강정의 일들에도 무관심하고 철도노조의 어이없는 일에도 우리들의 여론은 데면 데면.

언론이 똥과 같은 시절, 우리는 똑같이 더럽다. 연예인들의 성매매 기사들의 저의는 덮어두더라도, 매춘을 소비하고 있었을 그 놈들에게는 손가락질을 거둔지 오래. 그저 여배우들을 씹고 조롱하는 일은 재미있는가보다.

우리는 정말 매정하고 비열하고 다 함께 더럽다.






2013년 12월 10일 화요일

매일 밤.

잠이 들 때 마다 도중에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김없이 검은 새벽에 벌떡 일어난다.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났던 일은 아스라이 먼 추억.
원하지 않는 습관이 되어 다음날 연주할 것을 죽 쳐보면 거의 공연 러닝타임과 비슷하게 시간이 흘러가 있다.

고양이는 굳이 곁에 다가와 악기소리를 들으며 그르릉 거리고, 그를 쓰다듬으며 문득 허리를 움직이면 내 살 같은 통증에 몸이 저린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는 몸과 마음에 화를 가득 담아놓았는데 그것을 녹이지도 내보내지도 못하고 있던 모양이다.

다시 잠들기 위해 불을 끄고 웅크려 잠들면 무서운 꿈이라도 꾸게 되면 좋겠다. 너무 끔찍한 꿈이어서 깨어나길 잘했다고 여길 수 있으면 오늘 하루가 조금 나을지도 모른다.





2013년 12월 7일 토요일

집에서 온 사진.



리허설을 마친 후 네 시간째 대기중이었다.
아내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을 봤다.


내가 없는 집에서, 고양이들은 재미있게 지내고 있었던거구나.




2013년 12월 3일 화요일

고양이와 낮잠을.


낮에 그곳에 볕이 들어온다고 고양이들이 좁은 선반 위에 나란히 누워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을, 자주 보았다.
사진을 찍고 싶어 단잠을 깨운뒤 미안해, 소리를 두 번 해줬다. 동시에 하품을 하고 이어서 다시 자는 꼬락서니는 미처 찍지 못하였다.

십이월이 됐다. 내일부터 연말까지 잠자는 일을 잘 제어하는 것이 운전이나 연습보다 중요하다는걸 이제 그동안 배워서 안다.

오전에 합주, 오후부터 밤까지 레슨. 심야에 또 다른 합주연습. 다음날에는 학교수업 아홉시간, 다음날에는 오전에 공연연습 저녁에 레슨…주말에 서로 다른 두 개의 공연. 그것을 반복하여 올해의 마지막날 공연을 마치면, 내 한 해의 공연도 마쳤다는듯 두꺼운 커텐을 두르고 깊은 잠을 한번 자볼거야.

새해가 되어 시간이 많이 생기면 입김 불며 이삼일 방랑을 해도 좋겠는데, 너무 오래 놀러가본 일이 없어서 떠나는 일도 서툴다. 잘 되어지지 않는다.


그럼 그냥 고양이들과 낮잠을 자버릴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