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3일 화요일

고양이와 낮잠을.


낮에 그곳에 볕이 들어온다고 고양이들이 좁은 선반 위에 나란히 누워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을, 자주 보았다.
사진을 찍고 싶어 단잠을 깨운뒤 미안해, 소리를 두 번 해줬다. 동시에 하품을 하고 이어서 다시 자는 꼬락서니는 미처 찍지 못하였다.

십이월이 됐다. 내일부터 연말까지 잠자는 일을 잘 제어하는 것이 운전이나 연습보다 중요하다는걸 이제 그동안 배워서 안다.

오전에 합주, 오후부터 밤까지 레슨. 심야에 또 다른 합주연습. 다음날에는 학교수업 아홉시간, 다음날에는 오전에 공연연습 저녁에 레슨…주말에 서로 다른 두 개의 공연. 그것을 반복하여 올해의 마지막날 공연을 마치면, 내 한 해의 공연도 마쳤다는듯 두꺼운 커텐을 두르고 깊은 잠을 한번 자볼거야.

새해가 되어 시간이 많이 생기면 입김 불며 이삼일 방랑을 해도 좋겠는데, 너무 오래 놀러가본 일이 없어서 떠나는 일도 서툴다. 잘 되어지지 않는다.


그럼 그냥 고양이들과 낮잠을 자버릴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