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31일 목요일

집을 찾은 고양이.


아내가 구해와 정성껏 보살피며 씻기고 먹이고 했던 어린이 고양이는 좋은 분들을 만났다. 새 가족들이 기다리는 새 집에 데려다 주게 되었다. 달리던 차 안에서는 아내를 껴안고 연신 입맞추고 핥아주며 그르릉 거리던 놈이, 새 가족을 만나자마자 '이 집이었구나, 내 집이'라는 식으로 그분들 품에 쏙 안기는 것이었다.

흐뭇하게 돌아온 후 아내는 며칠 동안 천방지축 어린 고양이가 쓰던 화장실이며 어지럽혀 놓은 물건들을 선뜻 치워버리지 못했다.

마음씨 좋은 고양이의 가족들이 최근 사진을 보내오셨다. 사진에 담긴 고양이의 표정이 행복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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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7일 금요일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

몇 년 째 동네의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는 아내가 보름 전에 이 고양이 사내아이를 발견했다.
한 눈에 버려졌거나 집을 잃은 고양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 이유는 깨끗하게 다듬어진 털에 아직 샴푸 냄새도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누군가가 애타게 찾고 있을지도 몰라 계속 지켜보고 밥을 주면서 보호해왔다. 고양이는 그 자리를 떠나지도 않고 다른 곳으로 놀러가지도 않으며 지나가는 사람만 보면 반가와하고 말을 걸거나 애교를 부렸다고.

문제는 이런 고양이들은 길고양이의 세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잘 받아들여지지도 않기 쉽다는 것이었다. 친구 한 마리도 사귀지 못하고 지내던 이 고양이가  겨우 아내의 식당차에 단골로 오고 계시는 한 녀석과 나란히 잠들어 있는걸 한 번 보았을 뿐이었다. 자꾸 텃세 부리는 고양이에게 얻어 터져 상처를 입고 있었고, 이 동네의 돼먹지 않은 몇 어린이들이 돌을 던지거나 비비탄 총을 겨누어 얘를 쏘며 놀고 있었다.


아내가 결심을 하고 고양이를 데려왔다. 고양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찾아갔다.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정도의 절차도 어려웠다. 이 동네의 동물병원 몇 군데는 동물의 목숨으로 병원 월세를 내기에 급급한 사람들이어서인지 간단한 검사도 어렵다. 터무니없는 가격 흥정에 엉터리 진료가 허다하다. 병원 이름을 밝히고 싶어 죽겠다.

거리가 멀지만 좋은 병원이어서 자주 다니는 곳은 (역시) 환자들이 붐벼서 일주일을 기다려야 수술이 가능했다. 아내는 케이지를 들고 먼길을 돌아 양심적인 병원을 새로 찾아 고양이를 수술 시키고 약을 먹일 수 있었다. 지금 이 놈은 우리집에서 다른 고양이들과 다른 장소에 혼자 격리되어 있다. 유리창 너머에 격리된 상태여서 고양이들이 밥 한 술 먹고 유리를 사이에 둔 채 마주보고 서로 구경하는 장면을 며칠 째 본다.

이 고양이 - 우리는 이름도 모르지만 - 는 타고난 성격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과 눈만 마주치면 웃고 말하고 장난치려고 한다. 다른 고양이들을 대하는 것도 그저 즐겁고 재미있기만 한 모양이다.
아내는 그동안 많은 고양이들을 구했고 입양 보냈다. 어쩌다보니 입양 보낼 시기를 놓치고 말아서 식구로 남아버린 녀석도 있는 바람에 이미 우리집은 사람집이 아니라 고양이집이 되었다. 귀엽고 의젓한 요놈을 더 품에 안기엔 벅차다. 아내가 입양보냈던 고양이들 중에는 외국 대사관 직원 부부에게로 가서 그분들과 함께 그 나라로 떠나 잘 살고 있는 놈도 있다. 행여나 기대하여 짤막한 영어 광고글도 함께 써서 페이스북에 올렸다.

요 녀석이 부디 맘 착한 분에게로 가서 뻔뻔하게 눌러 앉아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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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발매


새 음반 발매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했다. 밴드 멤버들의 일정상 인터뷰를 여러번 할 수 가 없었다. 그래서 여러 언론들의 협조를 얻어 동시에 기자회견처럼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고, 미리 인터뷰 연락을 해오신 기자분들께는 사과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들었다.

예상했던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나에게도 이야기할 시간이 주어졌었다.
그런데 마치고 보니 마치 단상 위에 있는 밴드와 엔지니어들만의 힘으로 다 이루어놓았다는 듯 자랑질을 한 것 같아 몹시 겸연쩍고 부끄러웠다. 그 자리엔 녹음할 때에 모든 일들을 성심껏 도와주셨던 스탭분들이 다 있었다. 한 마디 감사의 말을 하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그 분들은 그날 우리의 녹음을 도와주신 댓가로 돈을 더 번다거나 무슨 영예를 얻는 것도 아니었다. 정말 그냥 마음으로 궂은 일을 다 해줬던 분들인데 인사 한 마디 못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겨우 음반 한 장을 발표한 것일 뿐인데 이 정도는 과하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바쁘게 빗길을 달려 방송 녹화장으로 가는 중에 이미 송고되어 웹의 지면에 올려지고 있는 기사들을 아이폰으로 읽을 수 있었다. 놀라운 세상인거다. 무엇이 놀라운가 하면, 아무런 내용도 정보도 최소한의 안목도 구경할 수 없는 기사들이 그렇다.
이런 테크놀로지의 세계인데도 제대로된, 최소한 사실에 기반을 둔 기사를 읽으려면 보물찾기 하듯 찾아야 하거나 포기해야 한다. 끔직하지만 점점 더 나빠질 것 같다. 여전히 그런 시대를 살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니 그 사실이 테크놀로지의 발전 보다 더 놀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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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8일 수요일

새 음반

김창완밴드의 새 음반이 나왔다.
음반의 녹음장면이 담긴 영상이 함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