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9일 금요일

공연.


병주와 함께 다시 지난번 장소에서 공연했다. 오늘은 잠도 적당히 자두었고, 컨디션이 좋았다.
지난 달에 겪었던 고통스러운 경험 덕분에 리허설 때에 내 귀를 괴롭히지 않는 각도로 스피커와 앰프들을 자리잡아 놓았다. 앰프의 게인도 적당히, 가능한 피로하지 않기 위해 스트랩의 길이를 몇 센티미터 줄였다.
즐겁게 했다. 아마 한 시간 반 정도 연주했던 것 같다.


2019년 4월 8일 월요일

하루.


고양이 짤이는 천성이 착하다. 워낙 순한 성격이어서 다른 고양이들이 시비를 걸어도 좀처럼 화를 낼 줄 모른다. 욕실 바닥의 타일 위를 뒹굴며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한다. 뚱뚱한 짤이가 몸을 굴리며 기분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겨우 숨을 돌리고 있다.

나와 아내는 고인의 사십구재와 같은 것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이 땅의 사람들이 관습처럼 여기는 일이니까, 오전에 일찍 추모관에 가서 돌아가신 아내의 어머니를 찾아뵈었다.
이틀 전 밤에 갑자기 연락을 받고 아내와 나는 세브란스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내의 부친이 응급실로 실려갔기 때문이었다. 만 하루 가까이 기다린 끝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밤을 새운 바람에 낮 동안 계속 돌아가니는 것을 버티지 못하고, 영등포 어느 곳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는 잠을 자고 말았다. 땀을 흠뻑 흘렸으나 깊은 잠을 잘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전혀 개운해지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정비소에 들러 자동차의 엔진오일, 미션오일, 에어컨 필터와 타이어를 교환했다. 오늘이 아니면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이 없을 것 같았다.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인 해룡이형의 부친상 연락을 받았다. 누워 잠들고 싶지만, 날이 밝으면 그곳까지 다녀오느라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지금 세수를 하고 다녀오는 편이 좋겠다.


2019년 4월 1일 월요일

공연.


지난 밤 한숨도 잠을 못자고, 근래에 들어 가장 좋지 않은 컨디션이었다.
자주 비틀거려서 혹시 시력때문인가 하여 안경을 계속 쓰고 있었다.
리허설은 공연할 곡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해보았다. 음악에 집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어깨가 아프고 몸이 쑤셔도 무대에 올라가 있을 때엔 통증이 잠시 사라진 기분이었다.



일회 공연을 위해 몇 주 동안 네 번 합주를 했다. 덕분에 공연을 잘 마쳤다.
그런데 집에 돌아올 때에 그렇게 졸음이 쏟아질줄은 몰랐다. 운전하며 소리를 내어 말을 해보기도 하고 잠깐 멈춰 서서 찬 공기를 쐬기도 했다. 자꾸 차선을 이탈하며 위험하게 운전했다.
현관 앞에 마중나온 고양이들을 쓰다듬어주기 위해 잠깐 바닥에 엎드렸다가, 정신을 차리고 세수를 한 다음, 그대로 누워 잠들었다.



2019년 3월 23일 토요일

공연.


그동안 준비했던 친구들과의 밴드, 첫 공연이었다.
오전에 악기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했다. 지난 밤 다른 팀과의 합주를 할 때에 볼륨노브에서 잡음이 심했었기 때문이었다.

몇 번이나 연주해봤던 공간이었는데 그만 리허설 때에 충분히 준비를 하지 못했다. 내가 뭔가 잘못했구나 하고 느꼈을 때엔 이미 바로잡을 수 없는 상태였다. 바보같이 모니터 스피커를 귀 가까이에 두고 베이스 캐비넷의 위치를 잘못 놓아뒀다. 공연이 시작된 다음에는 그것을 바로잡을 틈이 없었다. 아주 힘든 상태에서 한 시간 반을 연주해야했다. 평소같으면 겪지 않았을 일이었는데 아마도 내 몸과 정신이 조금 지쳐있었던 모양이었다.


공연장에 태선이가 구경하러 와줬고, 민열이와 하원이 부부가 찾아와 봐줬다. 그들로부터 커피 한 봉지를 선물받았다. 내가 조금 모자랐던 대신 다른 멤버들이 잘해줘서 첫 공연은 순조롭게 마쳤다. 많이 피곤했는데 집에 돌아오니 늦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내일은 다른 팀과 낮시간에 합주를 해야한다. 선물받은 원두를 갈아 커피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