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8일 월요일

하루.


고양이 짤이는 천성이 착하다. 워낙 순한 성격이어서 다른 고양이들이 시비를 걸어도 좀처럼 화를 낼 줄 모른다. 욕실 바닥의 타일 위를 뒹굴며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한다. 뚱뚱한 짤이가 몸을 굴리며 기분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겨우 숨을 돌리고 있다.

나와 아내는 고인의 사십구재와 같은 것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이 땅의 사람들이 관습처럼 여기는 일이니까, 오전에 일찍 추모관에 가서 돌아가신 아내의 어머니를 찾아뵈었다.
이틀 전 밤에 갑자기 연락을 받고 아내와 나는 세브란스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내의 부친이 응급실로 실려갔기 때문이었다. 만 하루 가까이 기다린 끝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밤을 새운 바람에 낮 동안 계속 돌아가니는 것을 버티지 못하고, 영등포 어느 곳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는 잠을 자고 말았다. 땀을 흠뻑 흘렸으나 깊은 잠을 잘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전혀 개운해지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정비소에 들러 자동차의 엔진오일, 미션오일, 에어컨 필터와 타이어를 교환했다. 오늘이 아니면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이 없을 것 같았다.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인 해룡이형의 부친상 연락을 받았다. 누워 잠들고 싶지만, 날이 밝으면 그곳까지 다녀오느라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지금 세수를 하고 다녀오는 편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