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도 쉬지 않고 지냈다.
모처럼 약속이 없는 월요일. 오전에는 은행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와 밤까지 컴퓨터 앞에서 맡은 일을 했다. 대부분의 경우 쓸모가 없고 보상도 없는 일들이다. 내 연습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계속 쫓기듯 뭔가를 하고 있지만 나를 위한 일은 하나도 못한 채로 매일 매일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입맛이 없어서 콩국수 라면을 끓여 먹고 남아있던 빵과 우유를 조금 먹었다. 심야에는 친구가 찾아와 동네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마셨다.
벽쪽의 선반에 화분과 고양이가 한 마리 있다.
그곳에 햇볕이 비쳐서 조명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고양이들과 십여년 넘게 살았다.
나는 매일 고양이들에게 여러 번 인사를 하고 쓰다듬어준다.
그리고 이 집 안에는 어쩐지 먼저 떠난 고양이들도 여전히 볕이 드는 곳을 찾아 걸어다니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나는 그것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