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2일 월요일

일년 반.


순이가 떠난지 일년 육개월이 되었다.
여전히 그립고 매일 생각이 난다.
순이가 보고싶다.
자다가 깨어나면 의자에 앉아있을 것 같고 내 곁에서 숨을 쉬며 자고 있을 것 같다.
아이폰에 순이의 사진이 천 장 담겨있다. 매일 꺼내어 보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이 나면 특정한 시기의 순이 사진을 한참 보고는 한다.
일년 반이나 되었다니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기쁨은 휘발되어 날아가버리고 슬픈 감정은 깊숙히 가라앉아 머문다.
사람들은 사라지는 기쁨을 움켜쥐려 하고 깊은 슬픔은 흘러내려보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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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어떤' 행사에 쓰일 음악을 녹음하기 위해 오전에 멤버들과 함께 모였다.
녹음은 빠르게 끝났다.
연주를 마친 윤기형님이 먼저 자리를 떠나고, 나는 민열이가 기타 더빙을 할 때에 거기에 묻어 처음부터 다시 한 번 더 녹음을 해놓았다. 너무 빨리 끝이나서 약간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밤을 꼬박 새운 탓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만 졸기도 했다.
집에 도착하여 낮잠을 자고 다시 저녁에 깨어버렸다.
수면패턴이 뒤죽박죽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 달에 몇 번이라도 좋으니 중간에 깨어나지 않고 충분히 잠 자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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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7일 일요일

심하게 앓았다.

거의 한 달 동안 아프고 있는 중이다.
이제 조금 나아서 낮에는 잠깐 무거운 짐들을 옮기는 일도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생각도 했다.
몇 년 전이라면 이 정도의 독감이라고 해도 며칠만에 털고 일어나 돌아다닐 수 있었을 것이다.

어느쪽이라고 해도 무능한 남편인 것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만일 내가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하는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었다면, 이번에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날이 밝으면 일부러라도 바삐 움직여보기로 했다.
골골거리며 집에 누워서 지내는 것이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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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4일 목요일

고양이 꼼.


고양이 꼼을 만난 날은 2007년 11월이었다. 열 번의 겨울을 함께 보냈다. 가끔 기침을 하고 날이 궂으면 눈꼽이 끼는 정도일 뿐 건강하게 잘 지내주고 있다. 이름을 부르면 소리없이 뛰어와 몸을 부빈다.

이 고양이는 누구보다도 사람의 감정을 잘 살펴준다. 위로하려 하고 걱정해주려 한다. 너무 세심하여 때로는 마음의 병을 굳이 나눠 가져가곤 한다. 

나는 고양이 꼼이 좀 더 멋대로 살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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