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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1일 화요일

농활.


볕이 뜨겁다.
오후에 서둘러 일을 하면 해가 지기 전에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림도 없다.
올 여름에 나와 아내는 일주일에 하루, 이틀씩 시골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 한 말에 살충제 한 뚜껑, 무슨 첨가제 반 뚜껑이라고 하는 식으로 섞어 농약도 뿌리고 심어 놓은 나무와 농작물들 사이에서 일을 한다. 역시 어줍잖고, 어림도 없다.
아내는 나보다 농촌생활에 훨씬 적응력이 높다. 많은 풀과 꽃의 이름들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신기했다.
사실은 부모님 두 분을 위한 노력봉사로 시작했던 일이었다. 힘들다. 그날 하루를 전부 소모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무엇보다 손가락의 통증이 낫지 않아서 밭일을 마친 후 다음날에는 악기연습을 처음부터 천천히 다시 해본다.
이 날엔 가족들과 점심으로 두부와 묵밥을 먹었다.
조용한 산 밑에서 새들의 소리를 듣는 것이 좋았다.
낮에 햇빛이 내리쬘 때엔 현기증을 느꼈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그만 축 늘어져 몇 시간 동안 잠을 잘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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