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9일 화요일

송년공연


밴드와 함께 하는 올해의 마지막 공연을 했다.
작은 공간에 퍼지는 소리가 좋았다.
두 개의 악기를 가져갔는데 두 개 모두 악기의 상태가 가장 좋았다. 연주 도중에 그냥 마지막 곡까지 플렛리스로 해버릴까 하는 충동이 일었었다. 절반은 플렛리스 프레시젼으로, 나머지 절반은 재즈베이스로 연주했다.


이 밴드와 벌써 십 년이 넘었다.
한 곡 한 곡 모두 나에게도 의미가 있는 셋리스트였다.
어린 시절에 실시간으로 음반을 샀던 곡들을 십여년간 원작자와 함께 연주하며 보냈다.
열 몇 살 무렵 나는 훗날 이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지독한 감기몸살로 온몸이 다 아팠다.
컨디션만 더 좋았다면 공연을 더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집에 돌아올 때에 몹시 힘들었다.
병약하기도 하지, 해 마다 독감에 꼭 걸린다.

이제 이 달 말에 이태원에서 블루스 공연을 하고 나면, 올해가 지나간다.
세월은 무겁고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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