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7일 토요일

부여에서 공연.


부여 국립박물관에 있는 공연장에서 공연을 했다.
아담하고 작은 공연장이었다. 잘 설계되어 있었고 잔향이 적었다.
리허설을 할 때에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공연 중에도 사운드가 좋을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었다.

부여 박물관 건물도 아름다왔다. 채광과 자연스러운 조명이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나는 점심을 먹고 혼자 박물관의 전시물들을 구경했다.


플렛리스 베이스로 전부 연주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리허설을 마쳤었다.


무대 가까운 곳에 출입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잠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는지 손이 많이 시려웠다. 손이 굳어서 정확한 피치를 유지하느라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결국 공연 후반의 몇 곡은 재즈베이스로 연주했다.

돌아오는 길에 졸음이 쏟아졌다.
휴게소에 몇 번 들러 차에서 토막 잠을 잤다.
나는 적당히 피로를 회복할 즈음 다시 깨어나 운전하는 것을 반복했다. 이제 이 패턴은 완전히 익숙해졌다.

열흘 조금 지나면 해가 바뀐다.
어두운 고속도로를 달리며 올해에 나에게 벌어졌던 일들을 떠올렸다.
어떤 일들은 잠깐 잠이 들었을 때에 지나가버린 꿈처럼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