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31일 토요일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 주에 우리는 나흘 동안 동물병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팠던 일곱살 고양이 이지는 이제 회복하고 있다. 가느다란 두 발에 카데타를 여러 번 꽂아야 했다. 핏줄이 가늘어서 수액을 맞추기 위해 너무 많이 주사 바늘로 찔렀다. 조그만 발을 여러 번 주물러 줬다. 고양이는 곧 나을 것이다.

아내를 고양이와 함께 동물병원에 남겨 두고 오늘 밤 공연을 위해 나 혼자 돌아왔다.
연말의 토요일, 도로는 자동차로 꽉 막혀 있었다. 오른편으로 내 집 앞의 강이 보였고, 정태춘 님의 노랫말이 떠올랐다.

'무슨 강이 뛰어내릴 여울 하나 없더냐.'

아내가 주사를 맞으며 졸고 있는 고양이 이지의 사진을 보내줬다. 염치도 없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 시간에 아내를 태워 집에 데려다 주기를 부탁하고 나는 주섬 주섬 악기를 챙겨서 나갈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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