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26일 토요일

공연을 마쳤다.


끝나고 나서 이것이 중요한 한 부분의 끝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 전의 리허설과 공연이 공부가 되어, 더 잘 연주할 수 있었다. 준비하고 있을 때에는 몰랐었던 어떤 것이 이 공연 속에 있었다.
방송에 필요한 분량을 훨씬 초과하여 미리 준비되지 않았던 곡들도 연주했다. 가능한 베이스의 음을 적게 사용하기 위해 며칠을 신경을 썼지만, 공연 시작 전에는 그런 마음도 비울 수 있었다. 이것은 음을 더 쓰고 덜 쓰고 따위의 문제는 아니었다. 처음부터 엉뚱한 것에 집착하고 있었다. 꾀를 부려 무엇인가 완성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쓸모없었다. 연주하는 내내 나는, 천천히 산보를 하듯이 그저 한 음과 한 음 사이의 공간을 거닐고 있는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편안했다.
무대에서 내려온 뒤에 중요한 어떤 것을 또 한 개 마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엇 하나 이루어낸 것도 완성시킨 것도 없었다. 분명히 나는 영원히 이루어내지도 완성해내지도 못할 것이 틀림없다. 그것은 한꺼번에 수 백 개의 음을 뿌려야하는 비밥을 연주한다고 해도, 기껏해야 서너 개의 음을 반복해야하는 노래를 연주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