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7일 일요일

고양이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집에서 나올때엔 환기를 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창문을 열어뒀었다.
그런데 밖에서 오래 머물게 될 줄을 미처 몰랐다.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 눈가루를 함께 날리던 차가운 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난방장치도 꺼두고 나온 집안에 혼자 있을 고양이를 많이 걱정했다.
아침 해가 밝아서야 집에 돌아가면서 몹시 과속을 했다. 내 고양이가 추워서 웅크린채 밥을 굷고 있을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고양이를 불렀더니 가늘게 야옹하는 소리만 들렸다.
보통은 내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달려와 발 앞에서 한 바퀴 몸을 굴리는데,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순간 또 걱정을 했다.

알고보니 고양이 순이는 내가 켜두고 나갔던 전기담요 위에서 등과 배를 잔뜩 지지며 잠만 잤던 모양이었다. 어루만지고 안아주려는데 털이 따끈따끈했다.
가습기 가까운 곳에 누운채 몸을 일으켜 인사를 하는체 하더니 이내 다시 옆으로 누워 힐끗거리면서도 자던 잠을 더 자려고만 했다. 잠에 취한 것 처럼 보였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겨우 마음을 놓았다.
나는 고양이에게 미안하다고, 여러 번 말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