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4일 금요일

겨울 아침

 


설 연휴가 지나가고 겨울날 아침. 난방을 충분히 하여 따뜻한 바닥 위에 고양이들과 사람이 뒹굴고 있었다. 창문으로 햇볕도 쏟아졌다. 하도 조용하여 나는 커피를 한 잔 따라 손에 들고 방으로 들어갈 때에 뒷꿈치를 바닥에서 떼고 걸었다.

아내는 곁에 함께 누워있던 고양이 깜이가 깨어나자 천천히 사진을 한 장 찍고 있었다. 푹 자고 일어난 고양이의 털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2022년 1월 26일 수요일

손으로 쓰기


 사용하던 일기장 앱은 이제 없어졌고, (관련내용) 제 날짜에 배송받았던 공책에 일기를 쓰고 있다. 오랜만에 손으로 글씨를 많이 쓰고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 하루 이틀은 손으로 쓰는 것보다 타이핑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며 불평도 했었다. 지금은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며 뭔가 더 쓰고싶어지기도 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펜을 쥐어잡고 쓰고 그리는 행위가 만족감을 준다. 가지고 다니던 메모장에 적는 글씨의 모양도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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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8일 화요일

손끝이 약하다.


나는 어려서부터 손끝이 약했다. 쥐는 힘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손가락 끝부분이 약하다는 의미이다. 쉽게 손톱이 들려버리거나 손가락 끝을 다칠 때가 많다. 왼손은 수십년 연주를 하였기 때문에 굳은살이 있는데도 가끔 잘못하여 손톱 아래로 줄이 잘못들어가거나 하면 반드시 다친다. 건조한 겨울에는 그런 일들이 자주 생긴다. 나는 음료가 담긴 캔도 동전이나 기타 피크가 없으면 잘 열지 못한다.


오른쪽 손가락에도 굳은살이 있다. 그런데 물이 묻은 후에는 너무 오래 손끝이 물러져있어서 바로 연습을 시작할 수 없다. 원래부터 튼튼한 손가락을 지닌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악기의 네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 방에는 언제나 난방을 하지 않는다. 올겨울에는 가습기도 방안에 두지 않아서 수건 따위를 적셔 악기 곁에 걸어두고 있다. 추운 방에 앉아있으면 금세 손이 시렵다. 손가락이 차가울 때에도 손가락을 잘 다친다. 이런 저런 환경이 영 좋지 않다. 언제나 손끝을 매일 단련하고 연습을 쉬지 않고 악기를 관리하고는 있는데, 판데믹으로 연주도 공연도 없는 지금과 같은 세월에 그것들이 무슨 소용인가하는 생각도 하루에 한번씩은 든다. 약한 손끝처럼 마음도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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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7일 월요일

커피와 차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그런데 나는 어떤 것을 즐기기 시작하면 쉽게 중독되는 경향이 있다. 커피는 수십년 동안 조금 지나치게 많이 마셔왔다. 일년 전부터는 커피를 줄이기 위해 하루에 한 번만 (한 잔만이 아니다) 마시려고 하고있다. 좋아하는 것을 더 오래 즐기려면 양 정도는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밤중에 커피 그라인더를 노려보다가 역시 오늘은 그만 마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그대신에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붓고 보리차 티백을 넣어뒀다. 운전할 때에도 커피 대신 보리차나 우롱차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덕분에 아침에 마시는 한 번의 (한 잔이 아니다) 커피가 조금 더 맛있어진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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