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7일 화요일

혈압.

바쁜 일이 지나고 나니 궁금해졌다.
어째서 내가 이렇게 저혈압인 것일까.

평소 성질머리로 봐서는 고혈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5년 2월 16일 월요일

대학로 공연.

공연 직전 까지 추리고 덜어내어 스물 다섯 곡 정도가 되었다.

음악에 맞추어 악기를 바꿔 썼다. 두 시간 분량의 공연 중 베이스를 다섯 번 교환하느라 머리 속이 바빴다.



세 개의 악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에덴 앰프에는 펜더 재즈와 물론 5현을 페달보드를 거쳐 연결했다.
암펙 앰프에는 플렛리스 펜더 프레시젼을 던롭 페이저만 통과시켜 플러그를 꽂았다.

내가 악기를 바꾸고 조율을 고치는 것이 공연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했기 때문에 타이머를 켜두고 악기 별로 가장 빠르게 바꿔 멜 수 있는 효율적인 동작을 연습했다. 작은 일이지만 미리 생각해 두지 않으면 언제나 문제가 생긴다.



네 명으로 시작하는 첫 번째 공연을 잘 마쳤다. 연속 공연을 마친 후 하루를 잘 쉬었다.

깊이 오래 자보는 일이 적다 보니, 조금 많이 쉬어버린 날에는 숙제 하는 것을 잊은 학생 처럼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프레디 허바드가 지나고 캐논볼 애덜리의 음악이 시작되었다.

연휴 시작.


공연을 모두 마쳤더니 어느새 내가 질식한다는 명절연휴 주간이 시작되어버렸다.

어디로 도망을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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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14일 토요일

권유해볼테다.



구조해왔던 고양이가 병으로 죽고, 보호하던 고양이를 어떻게든 살려 보려 애쓰다가 떠나 보내는 일을 많이 반복했던 아내는 요즘 자신과 반 평생을 함께 했던 스무 살 고양이를 돌보느라 긴 잠을 자 본 적이 없다.

아직 덜 나이 든 집안의 고양이들도 아내가 노인 고양이를 돌보고 있을 때에는 뒷꿈치를 들고 조심 조심 다닌다. (정말 그렇게 다니지는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어도, 아내의 면전에 대고 아무렇지도 않게 "안락사 시켜, 안락사." 따위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그들이 아파서 몸져 눕게 될 때를 기다려, 아내와 함께 찾아가 귀에 대고 안락사를 권유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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