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4일 월요일

귀여운 발.



집을 떠나 멀리 있을 때에, 사람의 사진도 가끔은 보고 있지만 무엇 보다도 집에 두고온 고양이들 사진을 꺼내어 볼 때가 잦다.



2014년 11월 23일 일요일

감기.



엘에이에서 돌아와 이틀은 일을 했다.
그리고 금요일 부터 춘천에 있는 녹음실에서 밴드의 새 노래들을 녹음했다.

녹음실이 새로 자리잡은 곳은 불과 작년 3월에도 들렀었던 중도 앞의 그곳. 소양강을 따라 달리면 내가 군복무를 하던 부대도 볼 수 있는 그곳.

월요일에 귀국을 위해 엘에이 공항으로 가는 자동차 안에서 갑자기 목이 아파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조금씩 두통이 있었다.

낯선 동네에서 마주친 건달이 시비를 걸어오듯, 위협적이지도 못하면서 성가시게 구는 증세가 툭툭 들어오더니 급기야 녹음 첫째날을 마치고는 감기에 걸렸다. 올해 초에 겪었던 증세 보다 조금 심하다.

이제 계속되는 기침은 멎었고 더 이상 두통이 심하지는 않다. 이번에도 병원에 가지 않고 스스로 낫게 하려고 미련하게 버티는 중이다. 아프면 아픈대로 조금 몸을 놓아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아직 덜 아파보아서 그럴 것이다.



2014년 11월 22일 토요일

공연을 마치고.

이것은 사실은 연출된 사진. 나는 화투도 포커도 할줄 모른다. 이런 것 해보았다면 보나마나 죄다 잃었겠지.
실내에서는 어디라고 해도 금연이라는 캘리포니아였는데, 카지노에서는 자리마다 재떨이가 준비되어 있었다. 무엇으로 환기를 하고 있는지 담배연기도 보이지 않았고 담배냄새도 나지 않았다.

공연을 마친 후 호텔방에 돌아와 짐을 꾸렸다. 떠나오는 날 아침처럼.
밤을 새운채로 새벽 네 시 반에 무려 스테이크와 달걀로 배를 채웠다. 여섯 시 반에 다시 엘에이 공항으로 출발.
동이 터오는 하늘 빛이 비현실적으로 파랬다. 누군가 저기 바다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면 속아주고 싶었다. 몽롱한 상태로 사나흘을 보내고 집으로 떠나기 직전의 풍경이었다.

매우 깔끔하게, 할 일만 마치고 서둘러 돌아왔던 여행.
다만 어서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언젠가는 아무 할 일 없이 한번쯤은 놀러오겠다고, 전에는 그렇게 말해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말도 꿀꺽 삼켜두게 되었다.



엘에이 공연.


옷차림과 무대배경만 보아서는 엘에이인지 서울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구경을 와줬던 오랜 친구가 객석에서 찍어준 것.

아무리 보아도 어디인지 알 수는 없으나, 나름 현지 교포가 찍어준 사진.

공연 시작 즈음.



공연을 기획하고 밴드를 초대한 회사의 모든 분들은 몹시 성실한 사람들이었고, 자신의 일들을 제대로 하기 위해 열의를 보이는 분들이었다. 덕분에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평소에 하던 공연의 절반 분량 정도였어서, 너무 짧았다는 느낌.

그렇게 다음 날까지 이어졌던 두 차례의 공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