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7일 금요일

악기 가방 안에는 고양이가.


언제나 어김없이 악기가방이 열리면 들어가 앉아서 논다.
사실은 무슨 가방이든 열어두면 들어가는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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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닷가


조용하고 붐비지 않고 너른 곳을 원하느라 사람들은 소란하고 땀내나고 좁아터진 곳에서 아둥바둥하는지도 모르겠다.
역시 바닷가를 찾으면 좋은 때는 늦가을의 맑은 날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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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무대


이 공연을 주최하신 분들은 환경이 열악하다며 연신 이해를 부탁하는 말씀을 해줬지만, 우리들은 오히려 재미있고 기분 좋았다.
나는 문득 오래 전 종로의 작은 소극장이 떠올랐다.
공연을 준비해온 분들이 어찌나 세심했는지 정겨운 무대가 꾸며졌고 오래된 건물의 내벽 때문에 잔향이 자연스러웠다. 전기기계로 가득찬 큰 무대에서 자주 시달려야했던 잡음도 없었다.
또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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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6일 목요일

조용한 하늘


공항 - 공연장 - 식당 - 다시 공항의 하루 일정이었으므로, 나의 이번 제주도 초행길은 여행이라고 해줄 수 없어야 한다.
하지만 반나절 숨쉬어볼 수 있었던 남쪽의 공기 때문에 기분이 많이 좋아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고요했다. 공연장 입구 앞의 풀밭에 길게 누워서 한숨 길게 잘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평소 듣고 싶지 않았던 소리들이 그렇게 많았던가 했다. 조용한 하늘, 시끄럽지 않은 해변에 며칠이라도 머물고 싶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도심이 아닌데도 언제나 소리가 가득하다. 혹시 소리들 때문에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인상이 어두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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