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12일 수요일
2017년 7월 11일 화요일
농활.
볕이 뜨겁다.
오후에 서둘러 일을 하면 해가 지기 전에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림도 없다.
올 여름에 나와 아내는 일주일에 하루, 이틀씩 시골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 한 말에 살충제 한 뚜껑, 무슨 첨가제 반 뚜껑이라고 하는 식으로 섞어 농약도 뿌리고 심어 놓은 나무와 농작물들 사이에서 일을 한다. 역시 어줍잖고, 어림도 없다.
아내는 나보다 농촌생활에 훨씬 적응력이 높다. 많은 풀과 꽃의 이름들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신기했다.
사실은 부모님 두 분을 위한 노력봉사로 시작했던 일이었다. 힘들다. 그날 하루를 전부 소모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무엇보다 손가락의 통증이 낫지 않아서 밭일을 마친 후 다음날에는 악기연습을 처음부터 천천히 다시 해본다.
이 날엔 가족들과 점심으로 두부와 묵밥을 먹었다.
조용한 산 밑에서 새들의 소리를 듣는 것이 좋았다.
낮에 햇빛이 내리쬘 때엔 현기증을 느꼈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그만 축 늘어져 몇 시간 동안 잠을 잘 잔다.
.
2017년 7월 9일 일요일
기차역.
울산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날 플랫폼에 서서 이 사진을 찍었다.
그 직전에 이 역을 통과하는 고속열차가 굉음을 내며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이제 '잠시 일상을 잊고 기차여행이라도 떠나보는...' 생각 같은 것은 하지도 않는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한참 동안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으니까.
언제나 일을 하러 갔다가, 일을 마치면 바빠진 마음을 쥐고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이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없는 기차역은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다.
.
피드 구독하기:
글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