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8일 화요일

고양이의 인사

밖에서 공연 리허설을 하는 도중에 아내가 집에서 사진을 보내줬다. 자랑하려고 보내온 사진이었다. 앉아 있던 아내에게 순이가 뛰어올라와 한참 동안 그르릉거리며 좋아해주고 있었다고 했다.

고양이와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겪는 일일텐데, 하루에도 몇 번씩 서로 인사를 주고 받는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처음 눈이 마주친 고양이 순서로 다가와 한 마리씩 몸을 부비고 인사를 해준다. 눈을 지긋이 감고 다가와 코를 비비기도 한다. 눈을 마주쳐 얼굴을 올려다보며 갸르릉 소리를 낸다. 이럴 때 세심하게 대답해주지 않으면 다음부터는 그만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 대충 넘어가면 한동안 개 혹은 돌 취급을 당한다. 마주쳐도 비켜 가버릴때도 있다.

소파에서 잠들었다가 고양이들 중 누군가가 깨워서 일어날 때도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이유로 깨운다. 고의성 없이 깨울 때도 있다. 그곳에 누워보고 싶으니까 좀 비켜달라, 라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엔 그날 아침에 내가 인사를 성의없이 했던 것은 아닌지 기억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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