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6일 일요일

그게 뭐냔 말이다.

이해해주기 어려운 일이 있다.
많은 연주자들을 불러 모아 큰 규모의 공연을 만드는데에 얼마나 많은 수고와 돈이 드는지 짐작이 간다. 그 안에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땀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해하기가 어렵다.

두 개의 서로 다른 무대를 굳이 가깝게 붙여놓고 각각의 공연을 동시에 진행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옆 무대의 소리가 다 들리고 있어서 이쪽에서 한 곡이 끝나면 잠시 이웃무대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멀티태스킹 콘서트인가.

공연 아홉 시간 전에 리허설을 했다.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긴 시간을 배려하며 노력한 결과로 언제나 본공연 때에는 모니터가 엉망인 까닭은 무엇인지. 뮤지션들이 열악한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돕고 싶어서인가.

방송에 쓰일 화면이 필요한 것은 잘 알겠다. 카메라맨은 언제나 드럼세트 곁에 다가가 카메라를 빙빙 돌리다가 연주를 방해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스네어드럼을 접사촬영해야 한다는 방송사의 사내규정 같은 것이 있는 것일까.
드럼세트가 놓여진 단을 밟고 서는 바람에 무대가 기울어졌고 흔들렸다. 연주하는 사람이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지 고려해주지 않는 배짱은 무엇인지. 그 정도의 적극성이 있다면 지금 소리를 내고 있는 연주자가 누구인지 리허설 때에 왜 미리 알아두지 않는다는 말인가.

이런 일들은 작년에도 있었고 그 전에도 그래왔다.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다. 이제는 정말 그냥 원래 그런 것인가보다, 하고 순응하면 안되는 것 아닐까. 우리들의 선배들이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수 없는 시절을 보내느라 좋은 시스템을 물려주지 못했다면 지금의 우리들이라도 달라져야 옳지 않은가.
그런 상황에서 안간힘으로 연주되는 음악이 입장료를 지불한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있을 것인지는 뻔한 것 아닌가. 그 값 비싼 장비들을 들여놓고서 고작 그것이 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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