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13일 일요일

나라

공연 리허설을 마치고 담배 한 개비 입에 문 채 건물 밖에 나왔더니 태극기가 비를 맞으며 펄럭이고 있었다.
원래의 일정에서 조정되어 우연히 오늘이 되어버린 공연이었다. 새벽에 빗소리를 듣고 자다가 일어나서 상쾌해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기분좋게 집을 나서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났다. 그분들이 인사차 나에게 건네는 말씀이,
"어디 응원하러 안가시고 일하러 가시나요?"

축구 경기를 응원하는 일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 이상할 것도 없는 지금의 상황이지만 뭔가 소외감마저 생겼다.

나는 내 나라가 존재만으로 사랑할만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올림픽과 월드컵도 좋지만 그냥 내 나라의 풀 한 포기, 사람들과 공기의 냄새가 너무 좋아서 국가란 것이 무엇인지도 그만 잊을만큼이 되면 참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