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9일 월요일

잠을 분별없이 잤다. 아침 일찍 깨어나 오후까지 보내다가 점심을 늦게 먹고 잠들어서 밤 열 한 시 까지 자버렸다.
푹 잘 잤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지금 새벽 4시 45분. 이 시간에 깨어나 다시 잠이 올리가 없다.

몇 권의 악기교재를 구입하여 읽었다. 미리 훑어본 것이 아니어서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샀다. 레슨하는데에 참고할 것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어떤 것은 내 일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너무 초보용이었다.
그러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그렇긴 하지만, 일본의 악기 교재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잘 만든다. 세세한 부분까지 잘 기획되어있고 쓰는 사람의 의도가 단단하게 뭉쳐져있다.

가쿠타 미쓰요라는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작가에게 흥미가 생겼지만 검색해보지 않았다. 기껏 단편 모음을 읽어둔 상태이므로, 작가에 대한 것을 모르는 채로 나머지 작품들을 더 읽어보고 싶게 되었다.

그런데 '뒷담화' 같은 단어를 번역물에 사용해도 괜찮은 것인가 생각하면, 나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쪽이므로 고리타분한 사람인 것일까. 어처구니 없이 틀린 맞춤법의 문장들이 판매되는 책에 당당하게 인쇄되어있는 것을 볼 때에도 화가 나는데... 이런 것을 보면 과연 어떻게 된 모양인가 탄식하게 된다. 교정, 교열을 하고는 있는 것일까. 
얼마 전 방송하러 갔을때에 방송작가가 스튜디오의 테이블 위에 사뿐히 놓아주고 간 원고를 읽으면서도 그런 것을 보았다. 한 페이지에 엉터리 맞춤법이 열 개, 열 한 개... 더 세어보려다가 그만뒀다. 그러니 TV에 자막을 타이핑하는 이들은 뭐 말할 것도 없는거겠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음악 수필, 또 나왔길래 또 읽게 되었다. 그 책을 읽고 중고음반 가게들을 뒤졌다. 옛 음반들은 중고가게가 아니면 살 수도 없는데... 그나마 대부분 품절이다. 답답해진다. 환율 때문에 해외주문을 덜컥 덜컥 하기도 어려워졌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은 아직 읽지 않은채 재두고 있다. 기억나는 몇 권의 책, 몇 사람의 작가 이름을 발견하면 꼭 생각나는 몇 명의 녀석들이 있다. 책을 빌려간 후 돌려주지 않았던 넘들이다. 대부분은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알랭 드 보통, 움베르토 에코의 책들을 가져간 사람들 중엔 그 후에 소식이 없는 녀석도 있다. 새로 사면 되잖아, 라고 하겠지만, 읽었던 책은 항상 목록의 맨 아래에 적어두고 새 책을 사게 된다. 결국 어떤 책들은 다시 사게되기도 하고... 알랭 드 보통의 '돌려받지 못한' 책은 망설이다가 이번에도 결국 구입하지 못했다.

히피의 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도 재미있었다. 그 출판사는 어쩐지 실용서적들만 내는 곳인가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찾아보니 읽을만한 책들이 더러 있었어서 보관함에 잔뜩 모아두었다.

에릭 클랩튼의 자서전을 두 번 읽었다. 등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특히 여자들...) 사건과 인물들이 바르게 기억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다시 읽으면서는 메모도 해둘까 했지만... 그래봤자 메모를 어디에 해뒀는지 잊어버릴테니까 관뒀다. 밥 딜런의 책과 피터 페팅거가 쓴 빌 에반스의 평전들을 두고 비교하자면 에릭 클랩튼에 대한 책은 본인이 아닌 누군가가 훗날 작정하고 한 권 더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뭐랄까, 전쟁에서 이긴 쪽이 기록해둔 역사서 같은 느낌이었다.

연휴인데, 오랜만에 며칠 쉬면서 책이나 읽으면 좋으련만... 명절 혐오자로서 차라리 휴일이 없었으면.
육십 오세 이상인 분들의 교통비 지원을 폐지했다지. 경기도 노인분들은 투표하신 보람이 있으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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