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5일 화요일

공연하는 날.


이번 공연처럼 마음에 부담이 큰 적이 없었다.
조용한 마음으로 잘 자고 일어났어야 했는데, 포악한 꿈을 꾸고 잠을 깬 후에 다시 잠들지 못했다.
혹시 내 심연에는 어딘가 잔혹한 면이 있는 것인가. 어떻게 그런 끔찍한 꿈을 꿀 수 있나, 했다.
긴장 때문이었을까.

언제나 그랬듯이 연주하는 것 자체는 마음이 편했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에 대한 자만이 아니다. 당연히 두렵고 마음은 무겁다. 그러나 무대라는 장소는 늘 편안하다. 관객은 많을수록 쉽다. 다행히 인터넷 예매는 이미 매진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항상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본질 외의 것들이었다. 지금도 몇 가지의 걱정거리들이 각성제가 되어 신경을 날카롭게 했다. 대부분 공연과는 상관없는 신변잡기의 일들이다.

비몽사몽으로 오늘밤 두 개의 공연을 어떻게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몸을 조금 더 긴장상태로 이틀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목요일에는 푹 자버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