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4일 화요일

병원.


여덟시에 알람을 듣고 일어났다.
나와 아내는 한 달이 넘게 장인이 입원하고 치료받고 수술을 받아야했던 병원들을 다니고 있는 중이다.

아내가 발을 헛디뎌 내가 보는 앞에서 길 위에 드러눕듯 쓰러지고 말았다. 처음에는 괜찮다가 발목이 심하게 부어오르며 통증이 심해졌다.

병원에서 예상보다 시간을 많이 보내야했다.
아내와 함께 담당 직원의 설명을 들었다. 담당 직원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아무리 보아도 그가 정상적인 의료인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병원은 장인이 입원했던 병원에서 더 오래 입원을 지속할 수 없다며 '연계병원'이라는 이름으로 환자를 이송 입원시키도록 했던 곳이며, 그곳은 지난 2월에 장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그 병원이다. 병원 직원은 우리에게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며 지속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했다. 아내는 기운이 빠져서였는지 잠시 다친 것을 잊고 걸어다녔기 때문이었는지 발이 심하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동네에 돌아와 정형외과에 가서 방사선 촬영을 하고 뼈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주사를 맞추고 약을 샀다. 목발을 짚은채 생활해야한다고 했다. 현실은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황일텐데, 나와 아내는 농담도 하고 핀잔도 주며 웃었다.
뒤이어 아내를 한의원에 데려가 부항으로 피를 뽑고 침을 맞게 했다. 침을 맞은 후 아내는 목발 없이 걸어나오면서 신기하게도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 고양이들을 안아주고 물을 끓여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시고 드러누웠다. 몸이 축 늘어지고 눈앞이 흐릿하게 보였다.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밤 열한시 삼십분이었다.
조용히 밖에 나가 밤길을 괜히 걷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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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1일 토요일

대구에 다녀왔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다.
아뿔싸, 알람을 듣고서도 잠에서 깨어나오지 못했다.
다급하게 준비를 했지만 이미 시간은 다 지나가버렸다.
운전을 하다가 어차피 서울역에 가서 예약한 기차를 탈 수 없을 것을 알았다. 나는 자동차를 돌려 고속도로로 향했다.

허둥지둥하느라 현관 앞에 텀블러를 두고 나왔었다. 아내가 서둘러 뒤따라와 주차장 앞에서 나를 기다려 커피가 담긴 텀블러를 전해줬다.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집에서 나왔기 때문에 입술이 마르고 목이 탔었다. 나는 고속도로 위에서 아내에게 텀블러를 가져다줘서 고맙다는 문자를 남겼다.

공연을 마치고 운전하여 집에 돌아오던 중 문경인가 하는 휴게소에 들러 차를 세우고 삼십여분 누워있었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 한 시가 넘었다.

공연은 즐거웠다. 무대에서 내려온 후에야 피로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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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4일 토요일

합주, 병원, 감기.


오랜만에 예정된 공연을 앞두고 낮에 밴드합주를 했다.
합주를 마치고 다섯 시가 넘어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했다.
장인은 나흘 전 다시 입원을 해야했고, 그날 이후 아내는 다시 간병생활을 하느라 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중이다. 병원에서 아내를 만나 병원 밖으로 나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밤에 아내를 병원에 두고 혼자 집에 돌아왔다.

감기가 심해졌다. 몸이 많이 아프다.
고양이 깜이는 상자 안에 들어가서 장난을 청했다. 더운 물로 씻고 나와서 고양이들과 잠시 놀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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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6일 금요일

합주, 청소.


기운이 없고 몸이 좋지 않았다.
몇 달만에 밴드 합주를 했다. 다사다난한 세월을 보내느라 미리 연습을 할 수 없었다. 운전하며 합주하기로 했던 곡들을 머리속에서 순서대로 생각해보았다. 다섯 달 동안 쉬고 있었던 스무 곡 남짓의 음악을 두 시간 동안 합주했다. 순조롭게 잘 되었다. 손가락으로, 몸으로 모든 곡을 기억하고 있었다. 꽃잎 한 장이 악기가방에 묻어왔던 것인지 코러스 페달 위에 떨어졌다.
윤기형님의 드럼을 오랜만에 곁에서 들었더니, 새삼 그 소리의 힘이 강하고 굉장했다. 노련하다는 말은 그런 연주를 표현할 때에 쓰는 단어였다.

합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힘들었다. 도로는 온통 다른 차량이 붉은색 후미등으로 빨개져있었다. 한 시간 사십분 동안 운전했다. 마음은 도로처럼 혼잡했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니 고양이 털이 뭉쳐서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나는 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하고, 물걸레질을 했다. 깊이 잠들고 싶은데 잠이 들만하면 다시 깨어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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