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1일 토요일

대구에 다녀왔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었다.
아뿔싸, 알람을 듣고서도 잠에서 깨어나오지 못했다.
다급하게 준비를 했지만 이미 시간은 다 지나가버렸다.
운전을 하다가 어차피 서울역에 가서 예약한 기차를 탈 수 없을 것을 알았다. 나는 자동차를 돌려 고속도로로 향했다.

허둥지둥하느라 현관 앞에 텀블러를 두고 나왔었다. 아내가 서둘러 뒤따라와 주차장 앞에서 나를 기다려 커피가 담긴 텀블러를 전해줬다.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집에서 나왔기 때문에 입술이 마르고 목이 탔었다. 나는 고속도로 위에서 아내에게 텀블러를 가져다줘서 고맙다는 문자를 남겼다.

공연을 마치고 운전하여 집에 돌아오던 중 문경인가 하는 휴게소에 들러 차를 세우고 삼십여분 누워있었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 한 시가 넘었다.

공연은 즐거웠다. 무대에서 내려온 후에야 피로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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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4일 토요일

합주, 병원, 감기.


오랜만에 예정된 공연을 앞두고 낮에 밴드합주를 했다.
합주를 마치고 다섯 시가 넘어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했다.
장인은 나흘 전 다시 입원을 해야했고, 그날 이후 아내는 다시 간병생활을 하느라 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중이다. 병원에서 아내를 만나 병원 밖으로 나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밤에 아내를 병원에 두고 혼자 집에 돌아왔다.

감기가 심해졌다. 몸이 많이 아프다.
고양이 깜이는 상자 안에 들어가서 장난을 청했다. 더운 물로 씻고 나와서 고양이들과 잠시 놀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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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6일 금요일

합주, 청소.


기운이 없고 몸이 좋지 않았다.
몇 달만에 밴드 합주를 했다. 다사다난한 세월을 보내느라 미리 연습을 할 수 없었다. 운전하며 합주하기로 했던 곡들을 머리속에서 순서대로 생각해보았다. 다섯 달 동안 쉬고 있었던 스무 곡 남짓의 음악을 두 시간 동안 합주했다. 순조롭게 잘 되었다. 손가락으로, 몸으로 모든 곡을 기억하고 있었다. 꽃잎 한 장이 악기가방에 묻어왔던 것인지 코러스 페달 위에 떨어졌다.
윤기형님의 드럼을 오랜만에 곁에서 들었더니, 새삼 그 소리의 힘이 강하고 굉장했다. 노련하다는 말은 그런 연주를 표현할 때에 쓰는 단어였다.

합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힘들었다. 도로는 온통 다른 차량이 붉은색 후미등으로 빨개져있었다. 한 시간 사십분 동안 운전했다. 마음은 도로처럼 혼잡했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니 고양이 털이 뭉쳐서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나는 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하고, 물걸레질을 했다. 깊이 잠들고 싶은데 잠이 들만하면 다시 깨어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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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5일 목요일

쌀쌀했다.



아침에 찬 공기가 느껴져서 당황했다. 옷을 얇게 입고 나갔기 때문이었다.
운전을 시작하자 빗방울이 떨어졌다. 점점 많은 비가 내렸다.
깜박하고 아이폰을 충전하지 않아서 배터리가 모자란 상태로 학교 수업을 했다.
쉬는 시간 없이 일곱시간 동안 수업을 했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없었다. 일과를 마친 후에 기운이 너무 없어져서 비틀거렸다.

이틀 전부터는 턱에 염증이 생겨서 묵직하게 부어올랐다. 병원에 가볼 시간이 없었다. 소염제를 먹고 붓기가 조금 가라앉은 것 같았다. 그대신 몸살기운이 생겼다. 몸이 으슬거려서 집에 돌아올 때에는 히터와 자동차 시트의 열선도 켜고 운전했다.

집에 돌아와 아내가 지어준 밥을 먹으려다가 피자를 주문하자고 했다. 쌀밥과 김치 대신 느끼한 것을 먹고 싶었다. 종일 굶다가 갑자기 폭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려고 했다.
흐린 날씨였기 때문인지 고양이들은 계속 잠만 잤던 얼굴이었다. 깜이는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보채기 시작했다. 쓰다듬어주기만 할뿐 함께 놀아주기엔 몸이 너무 지쳐있었다.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자고 싶어서 원두를 갈고 있을 때에 고양이 짤이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기타 피크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