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5일 월요일

추워졌다.


아직은 늦가을이라고 해도, 11월.
자전거에 올라타고 달리면 체감 온도 -5도.
겨울의 매서운 추위보다 이런 날씨가 더 춥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어제도, 오늘도 밤을 새우고 늦게 일어나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러 나오겠느냐는 전화를 받고 아주 약간 망설이다가 뛰어 나갔다. 겁도 없이 여름옷을 그대로 입고 집 밖에 나왔다가 다시 들어와 외투를 한 벌 더 입고 나갔다.
오후 네 시 반.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석양을 보며 출발.

항상 들러서 커피를 한 잔 하는 카페에 무슨 파티가 있었던 것인지 야외에 테이블과 의자들이 나와 있었다. 땀에 젖었기 때문에 야외의 테이블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잠깐 앉아 있었더니 추웠다. 달릴 때에는 손과 발이 시려웠다.

엿새 만에 자전거를 타고 나왔는데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겨울용 옷과 장갑 등을 사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전거를 닦아서 집 안의 한 쪽에 보관해두고 겨울에는 쉴까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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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리허설을 마친 후.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리허설을 마치고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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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언다고 했다.


어제 밤을 새워버리고 잠에서 깨어났더니 이미 오후였다.
바깥의 날씨는 좋아보이는데 어쩐지 몸이 축축 늘어져서 집에서 뒹굴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을 때에, 종남이가 전화를 했다. 자전거를 타고 워커힐 쯤에서 만나면 어떻겠느냐고.
방금 전 까지 무릎이 아프고 피곤해서 쉬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섬 주섬 옷을 챙겨입고 눈 반짝이며 자전거 펌프를 들고 서두르는 나를, 곁에 있던 아내는 미취학 어린이를 쳐다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집에서 서쪽으로 가려면 반드시 넘어야하는 덕소의 산마을을, 의외로 쉽게 스윽 넘어버렸다. 바람이 불어서 살짝 휘청거렸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와 만나서 커피 한 잔, 국수 한 그릇. 이야기를 나누고 났더니 이미 어두워져있었다. 쌀쌀해진 강바람을 맞으며 기분 좋게 돌아왔다.
수요일 부터는 0도로 기온이 내려가고 주말에는 드디어 영하의 날씨가 된다고 들었다. 추워지면 자전거는 한쪽에 세워두고 이제 좀 정적인 생활을 해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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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공연.

공연을 다 마쳤다.
또 지나갔고 떠나 보냈다.
오래된 공연장의 습한 기운에 가을비의 축축함이 잘 어울렸다. 서늘하고 눅눅하여 음삭소리에도 습기가 맺혔다.

좋아하는 앰프가 선물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등 뒤에서 울리고 있는 앰프의 소리가 등을 토닥여주는 것 같이 좋았다.

Aguilar DB 751
집에서 나갈 때에 아길라 톤해머를 챙겨가려고 손에 들었다가 다시 놓아두었다. 공연장에 도착해보니 이미 톤해머가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 다이렉트 박스는 얼마든지 좋은 것이 많지만, 연주하는 사람의 기분을 알아주는 스탭분들의 마음 씀씀이에 정말 고마와했다. 공연을 마친 후에도 조금 더 쳐보고 싶었을 정도로 그날의 소리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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