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0일 토요일

개야, 반가와.


한남동에 있는 사진 스튜디오에서 샤페이 한 마리를 만났다.
편안하게 누워있었는데 내가 가까이 갔더니 느릿 느릿 일어나서 인사를 해줬다.
반가와, 하며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큰 기침을 한 번 하고는 자세를 잡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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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9일 금요일

뱉어내기.


힘들게 잠들었다가 두 번째 깨어났다.
뉴스같은 것 읽지 말고 억지로 다시 잠들 것을 그랬다.
가래처럼 목구녕에 씹혀지는 것이 올라와 툭 뱉어내고 싶어졌다.


지금 여기에서 매일 벌어지는 온갖 일들이
남의 나라 일이라면...
방귀 새듯 피식 거리면서 웃음이 먼저 나올지도 모르겠다.

지중해 연안의 대학살은 내 나라의 일이 아닌데도 화가 치밀었다.

제 밥벌이의 일에만 시선을 두려고 하여도 들리고 보이고 읽히는 것을 도저히 못본체 할 수가 없는데 이쪽은 이쪽대로 암담하고 답답하다.

청중聽衆은 교육되어질 수 없어 보이고
매니아를 자칭하지만 노래 제목의 철자도 모르고
전문가로 보여지기 바라는 이들은 비싼 기계를 사모으느라 귀를 팔아먹은 모양이고
대중大衆은 대를 이어 멍청해지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찾아 읽지도 캐물어 생각할줄도 모르는 친구들에게
뇌는 어디에 두고 머릿수나 채우기 위해 그러고들 있느냐고 말도 못하고
그저 무슨 꼴을 보고 무슨 소리를 들어도 겨우 데면데면 넘기는 주제에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바둥 바둥
나도 내 살길에 둥개고 자빠진채
옹졸하고 이기적인 딴따라로 되어져 버려서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 내 얼굴에 구역이 나서 메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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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8일 목요일

공연 사진.


Bob James에게서 니콘 카메라를 선물로 받은 뒤 사진찍기에 푹 빠져 지낸다는 Nathan East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의 사진들은 그의 연주만큼 좋았고, 그의 연주처럼 살짝 어정쩡했다.


변감독님이 촬영한 영상과 사진들을 이제서야 보았다. 그날의 장면들이 잘 담겨있었다.




2009년 1월 6일 화요일

대기실에서.


헬로루키 시상식에 출연했던 날, 대기실에서.
바람이 많이 불던 쌀쌀한 날에 리허설을 마친 후 한참을 기다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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