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일 수요일
늦겨울 오후
아침에 잠들었다가 오후에 깨었다.
아내는 외출하고 집에 없었다. 가끔씩 날아와 놀다가 가는 비둘기들을 위해 아내가 베란다 창문 앞에 쌀을 조금 놓아두었던 모양이었다. 고양이들이 뛰어가길래 따라가 보았더니 저런 모습으로 놀고 있었다.
한 달 넘게 매일 매일 많이 읽고 많이 썼다. 정작 블로그에 옮겨둘 수 있는 것은 쓰지 못했다. 전부 드러내지 못할 잡설이거나 사변적 공상들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조심스러워지고 부끄러워진다. 아무렇게나 말하고 쓰지 않기 위해 마음의 띠를 바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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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25일 토요일
공연
군포에서 공연을 했다.
악기업체에서 가져온 베이스 앰프가 아주 좋았다.
펜더 수퍼 베이스맨이었다. 내가 쓰기에 제일 잘 맞는 앰프였다.
그 진공관 앰프의 음색을 계속 듣고 싶어서 공연이 더 길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오래전 이태원에서 연주할 때에 사용했던 앰프는 펜더와 어쿠스틱이었다. 그 시절 생각이 났다.
다만 공연 시작 후 처음 서너 곡을 지나는 동안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다. 낫지 않고 있던 왼쪽 팔꿈치와 손가락에 갑자기 통증이 느껴졌다. 깜짝 놀랄만큼 아팠다. 간신히 틀리지 않고 연주를 하긴 했지만 한동안은 손가락 끝이 저려왔다. 줄을 누를 때 마다 아팠다.
잠시 곡과 곡 사이의 시간 동안 손가락을 주물렀다. 감각이 무뎠다. 나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점차 통증은 사라졌고 공연은 잘 마쳤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여전히 손가락 끝에 감각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중이다.
시간은 흐른다. 운전을 하며 생각했다.
'아직은 아닐지 모르지만, 이제 점점 뜻대로 되어지지 않는 일들이 생길 것이고 어느날 아침에 갑자기 늙게 되겠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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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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