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16일 월요일

읽는 버릇.


나의 오래된 습관은 뭔가를 읽고 있는 것이다.
읽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에 내가 기억력이 좋지 않고 판단력이라든가 배우는 것이 더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나마 계속 읽기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었다.
운전하면서 광고문구와 플래카드가 가득한 지역을 지나갈 때에도 눈에 보이는 것들을 습관처럼 읽는다. 그리고 곧 잊어버리기도 한다. 대부분은 읽지 않아도 좋을 것인데 읽어봐둔다.

운전을 하고 다니는 생활의 가장 나쁜점은 뭔가를 읽을 시간이 그만큼 모자라게 된다는 것이었다. 손과 눈과 귀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공간을 이동하며 다닌다는 것이 대단한 여유라는 것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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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가지고 싶다.


밤중에 시간이 나서 친구의 커피집에 또 들렀다. 커피콩이 다 떨어져서 조금 샀다.
커피를 마시며 이것 저것 읽어보다가 문득 그 울림이 생각나서 친구의 통기타를 껴안고 쳐보고 있었다.
왼손의 손톱이 길어져있었다. 그것 때문에 연주하기 불편했다. 나는 손톱이 빨리 자라는 편이어서 보통은 하루에 한 번씩 손톱을 깎고 있다. 어제는 손톱을 깎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기타의 줄을 누르기 힘들 정도로 손톱이 자라있었다.

통기타를 가지고 싶다. 좀 좋은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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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3일 금요일

리켄베커.


뉴욕에 갔을 때의 사진이다. 어떤 분이 찍어주셨던 것인데 친구가 웹에서 발견하여 나에게 보내줬다. 덕분에 사진을 찍어주신 분을 검색해보았고 그 분의 블로그도 발견했다.

산울림 둘째 형님이 가져오신 리켄베커를 튜닝하고 있었다.
조율을 마친 후에 악기 스탭으로 일하고 있었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친구는 베이스 연주자이면서 드러머였다. 악기에 대해 말을 하다가 그가 나에게 작은 소리로, '펜더가 더 좋아. 안 그래?'라고 했다. 나는 맞장구를 치며 함께 키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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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8일 일요일

봄, 공연 시작했다.


6월 초까지 계속되는 공연들이 시작되었다.
사월 한 달 동안은 공연도 공연이지만, 다음 달 초의 큰 공연을 위한 연습들로 일정이 더 빠듯해졌다. 다른 곳의 일도 새로 맡기로 약속을 하여서, 이제 일주일의 나흘은 학원의 레슨실에서, 하루는 학교의 강의실에서, 나머지는 모두 연습실에서 보내게 되었다.
어떤 날은 연습실에서 부랴부랴 다른 곳으로 뛰어가야할테고, 어떤 날에는 일과를 끝내고 연습실로 밤길을 달음질쳐가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유월이 되면  L.A.에 한 주일 동안 다녀오게 된다.
고무밴드 형님이 추천해주신 비타민을 병째로 들고 다닌다거나, 친구가 일러준대로 식단조절과 운동을 한다거나 하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른다.
여전히 클럽에서 매일 연주할 때의 기억이 나고, 그런 연주들이 그립다.
지금도 매일 일을 마치고 다닐 수 있는 심야클럽이 있다면 연주하러 다니고 싶다.

지난 한 주일 동안 피곤했던 것 때문인지 감기몸살을 앓았다.

친구가 선물해준 니카라과 유기농 커피를 잔뜩 마셔댔다.

고양이 순이는 제발 불 좀 끄고 잠 좀 자자...라고 말하고 싶은건지, 양손으로 눈을 가리고 자면서 투덜거렸다. 나 때문에 눈이 부셔서 깊이 잠을 못자고 있는 것이었다. 담요를 깔아준 자리로 가서 편안히 잠을 자도 좋을텐데, 순이는 늘 내 곁에 붙어서 고단하게 졸고 있다. 미안하고, 고마왔다.

리차드 보나의 2000년 North Sea Jazz Festival의 실황을 이제야 구해서 들었다. Joe Sample, David Sanborn과 함께 했던 연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