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청주에 갈 때에 달렸던 중부고속도로 길을 따라 대전으로 갔다. 구월과 시월에는 하늘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다니는 기분이 든다. 아마 내가 덧없고 힘겨운 먼 여행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갑천생태호수공원을 산책하며 풀내음을 맡았다. 새들이 나무를 오가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몇 장 사진을 실패하고, 아무래도 새를 찍으려면 망원렌즈를 한 개 사야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엔지니어 김상현 씨는 한참 전부터 밴드의 모니터 음향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공연 모니터도 아주 훌륭했다.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공연 한 시간 전 서쪽 하늘이 아름다웠다. 그 풍경 때문에 잠시 차 안에서 쉬려고 했다가 다시 나와서 주변을 좀 더 걸었다.
너른 공원에 사람들이 가득 모여 음악을 즐겨주어 기분이 좋았다.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해놓은 덕분에 연주를 마친 후에도 좀 더 걸었다. 어두워진 공원에는 불빛이 반짝거렸다.
깜깜해진 하늘 아래에서 어린이들이 밝은 조명이 비춰지는 곳에 모여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주차장으로 가는 중에 멈춰 섰다. 양손에 든 짐을 다리 사이에 내려두고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갈 때엔 두 시간 반, 돌아올 때엔 두 시간 운전했다. 낮엔 땀이 나고 밤엔 추웠다. 설마 겨울도 이르게 오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