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2일 토요일

당진에서

어제 7월 11일. 당진 문예의 전당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고 공연장을 찾아 계단을 오를 때까지 2019년에 거기에서 공연했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12월 어느 날이었고 아직 COVID-19가 유행하기 전이었다. 그해를 마무리 하면서 "어디까지 더 나빠질 수 있을까"라고 혼잣말을 하며 버텼던 때였다. 그러나 그 이듬해엔 꼼이가 죽었고 아내의 아버지와 내 아버지가 각각 입원을 반복했다. 결국 그 다음 해에는 내가 수업 중에 쓰러져 버렸었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더 나쁜 일은 언제나 생길 수 있고 그것은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극장 안에 빈자리가 없이 관객이 들어왔다. 이층까지 가득 차있는 객석을 보면서 인이어 모니터 때문에 무대 밖의 소리가 완전히 차음되어 있는 것이 답답하게 여겨졌다. 좋은 사운드를 듣기 위해서 인이어를 쓰지 않긴 곤란하니까 혹시 객석을 향해 마이크를 한 개쯤 두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괜히 스탭들에게 일을 만들게 하는 것일테니 말을 꺼내진 못했다.

공연하는 날 아침 일곱시에 리더님이 새로 셋리스트를 공유했다. 앞쪽 열 두 곡을 어쿠스틱 기타로 하기로 결정하여 리허설을 할 때에 집에서 준비했던 내 악기 세팅을 조금 바꾸어야 했다. 그동안 여름날 습도가 높아서 베이스의 브릿지를 조정하여 줄을 많이 높여 놓았었는데 그것이 큰 방해가 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