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장거리 운전이 피로했는지 긴 시간 자고 일어났다. 사촌동생이 먼 나라로 곧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오늘이 아니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연락을 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부모를 뵈러 간다고 했었다. 삼촌 부부가 살고 있는 곳에 처음 가보았다. 큰 결심을 하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동생과 아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다가 얼굴을 마주하여 서로의 모습을 기억 속에서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시간도 되었다.
삼촌의 서고는 아직도 정리가 필요한 상태라고 했다. 맨 아래 층에 어릴 적 삼촌 집에서 보았던 책들이 그대로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피곤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몇 권 골라 빼어 들고 의자를 끌어다 놓고 앉았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