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30일 금요일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공연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 처음 가봤다. 규모에 깜짝 놀랐다. 내가 걸어본 곳은 아주 일부 공간이었는데, 인상 깊은 건축이었다. 미루고 미루어져 내년 유월에 복원작업이 끝난다는 옛 전남도청이 완공되면 꼭 한 번 가 볼 생각이다.

공연은 한 시간 남짓으로 길지 않았다. 그런데 장거리 운전 때문에 연주를 끝내고 완전히 지쳐있었다. 오랜만에 당일 오전에 집에서 출발하여 다섯 시간 동안 운전하고, 네 시간 넘게 다시 운전하여 집에 돌아왔다. 쉬지 않고 달렸다면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지만 휴게소에 들러 쉬기를 반복하며 운전했다. 이 날에도 한 두 곡을 제외하고 모두 피크로 연주했다.


2024년 8월 29일 목요일

강남구민회관 공연

팔월의 끝에 강남구민회관에서 공연을 했다. 볕이 너무 뜨겁고 무척 더웠다. 나는 보통 평일 낮 시간에는 누군가와 그쪽 동네에서 약속을 하지는 않는다. 강을 건너면 그 때부터 도로정체가 심하기 때문이다. 이 날에도 길이 많이 막혔다.

극장은 아담하고 정겨웠다. 지어진 지 삼십여년이 되었지만 낡은 느낌은 없었다. 꾸준히 사용해온 공간이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크지 않은 장소인데 냉방이 부족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무대 위는 정말 더웠고, 내 바로 뒤에서 움직이고 있던 조명 때문에 체온이 계속 오르고 있었다. 중간 중간 확인해 보았을 때 악기의 음높이가 내려가거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줄을 교환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다음 날에 광주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 연주를 마친 후 멤버들은 각자 서둘러 집으로 출발했다. 


 

2024년 8월 19일 월요일

볕을 즐기는 고양이

고양이 짤이는 워낙 햇볕을 좋아하긴 하지만, 낮동안 내내 베란다에서 볕을 쬐고 있어서 기온이 너무 높은 여름철엔 은근히 걱정이 될 지경이다. 아내는 베란다에 온도계를 두고 수시로 확인을 하다가 섭씨 삼십도 이상이 되면 한번씩 고양이를 에어컨 앞에 데려다 놓는다. 그러면 짤이는 잠시 시원해 한다. 하지만 조금 몸을 식히고 나면 다시 사우나를 즐기러 베란다에 가서 눕는 것이다. 

 

2024년 8월 18일 일요일

아산 신정호 공연

토요일에 양산에서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자정이 넘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엔 이제 주차공간이 아주 부족해졌다. 심야에 귀가하는 일이 많은 나는 집에 돌아오면 거의 언제나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고생을 한다. 공간을 찾아 아파트를 빙빙 돌다가 겨우 어딘가에 쑤셔 넣듯 차를 세우고, 알람을 듣고 아침 일찍 일어나 나가서 차를 옮겨주는 일이 일상이다.

일요일 낮엔 그래서 잠을 푹 못 잔 상태로 일어나 비몽사몽 아산으로 출발했다. 아마도 드넓은 호수가 있어서 더 그랬겠지만, 페스티벌 행사장은 온통 습기로 가득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가 칫솔을 넣으면 이를 닦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사운드 체크를 할 때에 너무 물기가 많아서 손가락 끝이 불어있는 것을 알았다. 줄 위에서 정상적으로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경험이 알려준 것이겠지만, 이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피크를 챙겨 가지고 갔다. 정말 오랜만에 한 시간 넘게 피크를 쥐고 연주를 했다. 그 덕분에 피로하지 않게 연주할 수 있었다. 아산 페스티벌은 피크로 연주하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게 됐다.



 

음악

소니워크맨을 언제나 지니고 다닌지 두 해째. 커널형 이어폰 때문에 외이도에 염증이 생겨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은 후로는 전보다 덜 자주 듣고 있었다. 요즘은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차 안에서 음악을 듣고 있을 때가 잦아졌다. 고속도로를 오래 달려야 하는 날엔 잠자코 음악을 들을 시간이 마련되어 즐거워 할 때도 있다. 
 

2024년 8월 17일 토요일

양산문화예술회관 공연

 

솔직하게 말하면 올 여름이 유난히 더운 것은 아니다. 지난 여름도 못지 않게 무덥고 습했었다.

그게 사실이긴 하지만, 이 날은 정말 너무 덥고 습하여 힘들었다. 이 극장의 냉방이 좀 부족했던 것 같았다. 사운드체크를 할 때부터 땀을 많이 흘렸다. 나는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공연장에 도착하여 악기를 풀어놓고 근처 식당에서 늦은 첫 끼를 먹었다. 이미 셔츠가 땀에 젖어서 차 안에서 한 장, 공연할 때에 한 장씩 갈아입었다.

온몸이 땀에 절여질만큼 더웠지만 공연은 즐거웠다. 연주를 마치면서 서늘할 정도로 냉방을 하는 것보다 이 편이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점점 자동차 안에서도 에어컨을 적당히만 켜두게 되고 얼린 물보다는 상온수를 찾게 되고 있다. 거꾸로 올 여름엔 얼음이 든 커피는 자주 마시고 있다.


2024년 8월 16일 금요일

무지개


 공연을 하러 하루 전에 양산으로 가는 길. 충주 방면 음성군을 지날 때 눈앞에 커다란 무지개가 등장했다. 하늘은 맑고 햇빛이 밝았다. 곧이어 터널을 통과한 다음 다시 밖으로 나오자, 폭우가 쏟아졌다. 빗줄기에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검은 구름 가득한 하늘엔 멀리서 번개가 치기도 했다.

다시 산 하나를 넘으니 구름 낀 하늘 아래로 아직 젖은 적 없는 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2024년 8월 10일 토요일

드라이빙

아무 일 없이 그냥 운전을 하고 싶어서 심야에 서울 시내를 달렸다. 한여름 도시의 새벽길엔 눅눅한 공기가 떠다녔다. 밤길 신호등 앞에 멈출 때마다 주변에는 고단한 자동차들과 축 늘어진 간판들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오월 말에 디젤 자동차를 조기에 폐차하면 보조금을 주겠다는 권고문을 받고 예정에 없었던 새 자동차를 계약한 후 나는 PDF파일을 다운로드 하여 자동차 매뉴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는 자주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고, 헌 차를 보내고 새 차를 받자마자 그날 군산으로 출발해야 했다. 차량의 모든 기능을 미리 다 알고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미리 매뉴얼을 독서를 하듯 읽었다. 그 덕분에 첫날부터 새 차의 장치들을 잘 사용하며 운전할 수 있었다. 오늘 밤엔 그냥 편안히 한강과 거리를 보며 운전을 해보고 돌아왔다. 클러치를 깊이 밟고 기어를 바꾸며 운전했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기도 하였다.

2024년 8월 5일 월요일

소음이 사라졌다.

이십여일 전에 아이맥을 수리한 후 소음이 사라졌다는 걸 알게됐다. 그 사이에 차가 찌그러지는 사고를 당하여 수리를 해야 했고, 장거리 운전에 공연 등으로 분주하여 책상 앞에 오래 있을 시간이 없었다. 오랜만에 여유롭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문득 아이맥이 조용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소음이 없어진 것은 아이맥을 분해하고 부품을 교체할 때 그 내부에 끼여있었을 먼지와 고양이 털을 제거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그동안 먼지와 고양이 털이 안에 쌓이면서 컴퓨터의 온도가 쉽게 올라갔고, 그것이 파워보드를 망가지게 했을 수도 있겠다.

수리를 마친 아이맥을 찾아와서 그날 밤에 오에스를 다시 설치했다. 삼십여년 매킨토시를 쓰면서 최신 오에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지금 쓰는 데 지장이 없으니 괜찮다. 좀 더 오래 쓸 수 있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