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0일 토요일

드라이빙

아무 일 없이 그냥 운전을 하고 싶어서 심야에 서울 시내를 달렸다. 한여름 도시의 새벽길엔 눅눅한 공기가 떠다녔다. 밤길 신호등 앞에 멈출 때마다 주변에는 고단한 자동차들과 축 늘어진 간판들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오월 말에 디젤 자동차를 조기에 폐차하면 보조금을 주겠다는 권고문을 받고 예정에 없었던 새 자동차를 계약한 후 나는 PDF파일을 다운로드 하여 자동차 매뉴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는 자주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고, 헌 차를 보내고 새 차를 받자마자 그날 군산으로 출발해야 했다. 차량의 모든 기능을 미리 다 알고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미리 매뉴얼을 독서를 하듯 읽었다. 그 덕분에 첫날부터 새 차의 장치들을 잘 사용하며 운전할 수 있었다. 오늘 밤엔 그냥 편안히 한강과 거리를 보며 운전을 해보고 돌아왔다. 클러치를 깊이 밟고 기어를 바꾸며 운전했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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