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낮엔 그래서 잠을 푹 못 잔 상태로 일어나 비몽사몽 아산으로 출발했다. 아마도 드넓은 호수가 있어서 더 그랬겠지만, 페스티벌 행사장은 온통 습기로 가득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가 칫솔을 넣으면 이를 닦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사운드 체크를 할 때에 너무 물기가 많아서 손가락 끝이 불어있는 것을 알았다. 줄 위에서 정상적으로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경험이 알려준 것이겠지만, 이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피크를 챙겨 가지고 갔다. 정말 오랜만에 한 시간 넘게 피크를 쥐고 연주를 했다. 그 덕분에 피로하지 않게 연주할 수 있었다. 아산 페스티벌은 피크로 연주하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게 됐다.